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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에 진심인 사람들

앗아뵤 2024. 11. 1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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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주춤했던 여행 업계가 활기를 되찾았다. 3년여간 위축되었던 사람들의 여행 욕망이 2023년 엔데믹 이후 회복하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관광공사에서는 2021년 122만 명, 2022년 655만 명이던 해외여행객이 2023년에는 2271만 명 정도로 대폭 늘어났다고 밝혔다. 2019년 해외여행객이 2871만 명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코로나19 이전으로 거의 돌아왔다고 볼 수 있다. 이 기세를 이어 2024년에는 코로나19 전보다 해외여행객 수가 더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거주자의 카드 해외 사용 실적' 에 따르면 사람들이 2023년에 해외에서 쓴 신용카드와 체크카드의 금액은 코로나 전인 2019년을 뛰어넘었다. 또한 항공권 비교 사이트인 스카이스캐너에선 한국, 싱가포르, 인도 세 나라의 3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돈이 부족해도 해외여행을 떠나겠다는 한국인의 비율이 54%로 나타났다. 싱가포르 23%, 인도 35%에 비하면 확실히 해외여행에 대한 사람들의 욕구가 폭발했으며 해외로 흘러가는 돈이 많아졌다고 볼 수 있다.

 

해외여행의 수요가 늘어난 데는 차별화된 일상을 꿈꾸는 사람들의 비유도 높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 남들이 가는 곳과는 다른 여행지에서 색다른 레저 활동, 숨겨진 맛집, 미쉐린 레스토랑을 즐기기 위해 여행 예산을 늘릴 의사가 있다는 비율이 86%인 정도다.

 

한국인은 외국인보다 얼마나 해외여행을 많이 떠날가? 한국은 인구수 대비 해외여행을 경험한 비율이 56%다. 5130만 명 중 2869만 명이 해외여행을 한 것이다(2019년). 다른 OECD 국가를 살펴보면 한국보다 해외여행을 많이 떠나는 곳은 서유럽 국가들이다. 다만 유럽은 대륙이라는 지리적 특성상 국경이 맞닿은 나라가 많기 때문에, 자가용이나 기차로 비교적 부담 없이 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한국으로 따지면 시간은 더 걸려도 서울에서 부산까지 기차 여행을 하는 것과 비슷한 것이다. 하눅ㄱ과 비슷하게 바다를 건너야 하는 나라들의 해외여행객 비율을 보면 미국 45.3%, 호주 41.5%, 일본 14.9%다. 일본은 엔화가 약세였던 시기가 있어 해외여행보다 자국을 여행하는 비율이 높다고 생각하겠지만, 일본인 중 여권 보유자가 약 20%라는 점을 보면 상대적으로 해외여행을 적게 한다고 볼 수 있다. 해외 관광의 큰손으로 꼽히는 중국 역시 예전에 비해서 많이 줄어든 추세다. 관광업으로 먹고사는 동남아 국가에 중국인 여행객이 없어 경제가 휘청인다는 기사를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글로벌 항공 분석 업체 시리움에선 중국인들이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 2019년엔 2550억 달러, 약 333조 원을 해외 관광에 지출하며 세계 전체의 20%를 차지했지만 2020년에는 1310억 달러로 급감했다고 밝혔다. 엔데믹 이후 2023년에도 동남아를 여행하는 중국인 관광객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고물가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경기 침체기를 겪고 있다. 보통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여행 비중이 줄어들지만 한국은 계속 늘어난다. 환율이 좋아서 그런 것일까? 아니다. 코로나 이전엔 달러 환율이 1100~1200원을 오갔고 현재는 1300원대로 비용이 올랐는데도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한동안 엔화가 싸서 일본으로 여행을 가는 사람들로 인해 해외여행객이 늘어난 것도 있는데, 일본정부관광국 발표에 따르면 2023년에 일본에 방문한 한국인은 700여만 명이다. 2023년 전체 출국자 2200만 명 중 30% 정도가 일본에 방문하고 나머지 70%는 유럽과 미국 등 다른 나라로 여행을 떠났다.

 

해외여행이 증가하는 이유는?

 

여행 수요를 예측할 수 있는 여권 발급량 추이를 보면 2023년에 20대가 111만 8208건으로 가장 많이 발급했고 10대는 102만 5662건, 30대가 87만 3789건으로 집계되었으며 40대, 50대, 10세 이하, 60대 순으로 여권을 발급했다. 성별 역시 여성 50.9%, 남성 49.1%로 큰 격차는 없다. 연령, 성별 불문 한국인의 해외여행 선호도가 높다고 봐도 무방하다. 해외를 고집하는 이유에는 국내 여행이 해외보다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이유도 있다. 하지만 항공권 비용, 숙박비를 고려하면 실제 해외여행에 드는 비용이 국내 여행보다 훨씬 많다. 가성비라기보다 '가심비', 한 번 여행하는 것 제대로 가고 싶다는 심리가 발동 했을 것이라고 본다.

 

색다른 경험의 축적, 코로나19가 앞당긴 디지털 노마드 생활, 일상을 다채롭게 즐기려는 마음이 섞여 2025년 해외여행의 수요는 더욱 커질 것이다. 국내 여행지들의 물가가 여전히 높고 다양한 관광 상품개발 없이 비스한 이벤트가 반복된다면 국내 여행에 대한 매력도가 떨어져, 비용은 더 들어도 만족도의 차이 때문에 해외여행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지 않을가 예측해본다.

 

여행 후 예산이 남으면 저축할 것이냐, 혹은 또 여행을 떠날 것이냐는 물음에 61%가 비용을 보태 다시 여행을 가겠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있다. 그만큼 현재, 그리고 앞으로 여행을 떠날 사람들은 많다. 폭발적으로 늘어난 여행객들의 움직임이 앞으로 어떻게 소비의 변화를 일으킬지 주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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