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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비즈니스 모델에 투자하라 - 강방천&존리와 함께 하는 나의 첫 주식 교과서

앗아뵤 2022. 12. 1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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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교시. 이런 비즈니스 모델에 투자하라

어떤 종목을 살까가 아닌 어떤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에 투자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전자는 투기, 후자는 투자입니다.

 

나의 투자를 좌우한 평생의 관점들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성공하는 투자를 하려면 공부해야 합니다.

단기적으로는 자신만의 관점을 가져야 하고, 장기적으로 좋은 습관을 만들어야 합니다.

 

여기서는 마지막으로, 평생 다듬어온 저의 관점 목록들을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이를 토대로 각자의 관점과 해답을 찾아가기를 바랍니다.

저 역시 이후로도 계속 새로운 관점을 만들고 새로운 해답을 찾아나갈 예정입니다.

관점을 늘 고민하고 새로 다듬어야 합니다.

 

낡은 관점이라면 버리고, 새로운 관점이라면 공부하고 받아들이는 자세는 투자자에게 꼭 필요한 덕목입니다.

 

저는 나무를 좋아합니다.

그중에서 한국에 가장 심고 싶은 나무는 올리브나무입니다.

사람들은 "기후 때문에 올리브나무는 한국에서 못 살아요" 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저는 앞으로 바뀔 기후 환경을 바라보며 언젠가는 올리브나무를 심을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항상 현재에 머물지 않고 미래를 봐야 합니다.

 

항상 진보를 위해 의심하고, 남들과 다른 해석을 해서 나만의 가설을 만드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 가설을 나만의 관점으로 정립하고 반드시 행동으로 옮겨보세요.

 

여기 담겨 있는 관점들을 듣고 이해하기는 쉽지만, 이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직접 투자로 연결시키는 일은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읽고 이해하는 데 그치지 말고 꼭 자신의 것으로 체화해서 투자로 연결하세요.

여러분이 모두 멋진 주식 탐험가이자 행동가의 길을 가기를 바랍니다.

 

첫 번째 키워드, 고객

기업을 성장시키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보다 고객입니다.

고객의 지갑이 열리는 기업, 고객이 떠나지 못 하는 기업에는 어떤 요소들이 있는지 하나하나 알아봅시다.

 

고객이 쉽게 떠날 수 없는 기업

우리 삶을 지배하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그 기업이 만든 제품과 서비스가 없으면 삶이 불편한 기업, 한마디로 고객이 떠날 수 없는 기업이 바로 그러합니다.

 

없으면 삶이 불편해지는 기업을 찾아보세요.
아침에 눈을 뜨면 우리는 제일 먼저 무엇을 찾을까요?

가장 많이 떠올릴 만한 게 스마트폰일 것입니다.

스마트폰을 켜서 무엇을 보나요?

아침부터 밤까지 내가 손에 쥐고, 눈으로 보고 경험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고객이 떠날 수 없는 기업의 대표적인 예가 애플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아침에 일어나 아이폰을 켜면서 하루를 시작합니다.

귀에 에어팟을 꼽고 음악을 들으며 출근을 합니다.

점심에 산책을 하다가 눈에 들어온 길가의 풍경을 아이폰으로 촬영합니다.

촬영한 사진을 에어드롭으로 동료에게 공유해줍니다.

퇴근 후에는 운동을 위해 집을 나섭니다.

조깅을 하는 동안 애플워치가 내 몸 상태를 체크해 아이폰으로 정보를 전송합니다.

 

애플은 자신들의 생태계를 견고하게 구축하기 위해 새로운 개발을 멈추지 않습니다.

최근 소지품에 부착해 위치를 추적 할 수 있는 '에어태그', 콘텐츠 서비스를 장악할 '애플TV'를 출시했고 이후 '애플글래스', '애플카' 등의 제품도 개발 준비 중입니다.

 

이처럼 애플이 구축해놓은 생태계에 한번 발을 들이면 이를 떠나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다른 말로 전환비용이 높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기업에는 K-PER, 이익의 변동성과 예측성, 지속성에 높은 프리미엄을 부여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고객이 떠나기 힘든 기업을 좋아합니다.

 

애플 워치와 아이폰, 그 외에도 맥북, 아이맥, 에어팟 외에도 다양한 서비스가 있음

 

고객이 늘수록 고객이 좋아하는 기업

고객 유입이 많은 기업의 주주는 행복할 수밖에 없습니다.

유튜브, 쿠팡, 아마존, 네이버, 카카오 같은 기업들이 고객이 늘수록 고객이 좋아하는 기업들입니다.

모바일 플랫폼 소비자들은 가입자가 더 많은, 그래서 서비스가 더 뛰어난 기업을 찾기 마련입니다.

 

반대로 고객이 늘면 고객이 싫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휘트니스 센터가 그러합니다.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러닝머신을 한 번 타려고 해도 줄 서서 기다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골프장, PC방 같은 곳도 마찬가지죠.

 

그러나 유튜브나 카카오와 같은 모바일 플랫폼 기업들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이익의 질 중 확장성이 무한하기 때문입니다.

고객이 늘수록 고객이 좋아하고, 고객이 느는 속도가 기하급수적인, 그런 기업에 반드시 주목해야 합니다.

 

전 세계 인구가 유튜브를 보는 시간이 하루에 10억 시간 이상이라고 합니다.

요즘은 검색도 유튜브로 해서 검색엔진 서비스 순위도 구글 다음이 유튜브입니다.

이렇게 엄청난 유튜브 생태계에서 수많은 유저들이 헤엄쳐 다니고 있습니다.

이들이 많아질수록 콘텐츠 양은 더 증가하고, 계속해서 시청자들을 불러 모읍니다.

콘텐츠의 양뿐만 아니라 질도 좋아집니다.

재미없거나 유익하지 않으면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유튜브의 확장성은 스노볼(Snowball) 효과를 떠올리게 합니다.

유튜브로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듣다 보면, 비슷한 유형의 다른 가수들의 노래까지 듣게 되고, 그러다 보면 한두 시간이 훌쩍 지나가는 경험을 많이 해봤을 것입니다.

5분 보려고 들어간 유튜브에서 몇 시간을 쓰게 되는 것이죠.

 

유튜브는 내가 지금까지 본 검색기록을 모아서 내가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알아서 보여줍니다.

광고도 마찬가지죠. 그런데 자꾸 뜨는 광고가 거슬리면 광고 시청을 하지 않아도 되는 프리미엄 구독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1만 원 정도 되는 이용료만 내면 되는데, 이 1만 원밖에 안 되는 돈이 유튜브 입장에서는 엄청난 액수가 됩니다.

 

이처럼 고객이 늘고 DB가 쌓이면 수익 모델의 확장 가능성은 상상을 초월하게 됩니다.

검색엔진으로까지 성장하면서 유튜브의 성장 가능성은 더욱 크게 열렸고, 엔터테인먼트뿐만 아니라 쇼핑, 튜토리얼 등 할 수 있는 분야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고객이 늘수록 고객들이 좋아하는 기업을 찾아야 합니다.

특히 확장 가능성이 무한대로 열려 있는 모바일 플랫폼 기업들을 주목하세요.

 

늘어나는 인구를 고객으로 하는 기업

선진국 중심으로 출산율이 떠너지면서 인구 감소에 대한 걱정이 큰 상황입니다.

대한민국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면 느는 인구는 없을까요?

저는 늘어날 인구로 노인 인구와 모바일 인구를 주목합니다.

 

먼저 노인 인구를 봅시다.

노인 인구 증가로 수혜를 얻는 산업으로 헬스케어와 여행이 있습니다.

헬스케어산업을 세밀히 들여다 보면 의료기기, 신약, 진단키트, CMO(의약품 위탁생산), CRO(임상시험 수탁기관) 등이 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사례로 살펴봅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MO사업을 합니다.

이는 신약개발 업체들이 개발한 신약을 대신 만들어주는 사업입니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공정에서 쌓은 역량과 공장 설계노하우를 CMO 공정체제에 도입한것입니다.

그 결과 경쟁사보다 투자비가 훨씬 덜 들면서도 좋은 제품을 생산하게 됐습니다.

신약개발사들이 힘들게 얻은 결과물을 조용히 만들어 주는 사업을 선택해 매우 안정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갖게 된 것입니다.

 

확장성의 미래는 어떨까요? 노인인구 증가라는 측면에서 탄탄한 미래수요가 기대되기 때문에 밝을 것이라 예상합니다.

 

다음으로, 모바일 인구 측면에서 짚어봅시다.

2008년 이후 수십억 대의 스마트폰이 깔리면서 새로운 세상이 열렸습니다.

모바일에서 한시도 눈을 못 떼는 새로운 인구가 출현했고, 이 인구의 수는 드라마틱하게 증가했습니다.

2008년 이전에는 0명이었던 인구가 수십억 명이 된 것입니다.

 

이 새로운 인구를 기반으로 위대한 모바일 플랫폼 기업들이 탄생했습니다.

그중 하나가 카카오입니다.

지역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카카오가 가진 확장성의 파괴력은 높이 평가할 만합니다.

어떤 상품이나 산업이든 카카오 브랜드를 붙이면 경쟁력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미 카카오뱅크,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웹툰, 카카오쇼핑, 카카오선물하기 등 카카오라는 이름을 붙인 회사들이 즐비해졌습니다.

 

특히나 카카오톡은 우리 삶을 강력하게 지배하고 있습니다.

카카오톡을 쓰지 않는다면 내가 불편하거나 나는 괜찮아도 다른 사람이 불편해집니다.

10여 년밖에 안 된 모바일 인구 증가가 이런 세상을 만들었습니다.

 

미래는 빅데이터 경쟁의 시대입니다.

이들 모바일 인구가 뿜어낼 빅데이터를 누가 더 많이 획득하고 더 잘소화해 가치로 만드느냐가 관건이 될것이고, 이 지점에서 우리는 새로운 가치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두 번째 키워드, 삶

내 삶 속에서 자주 목격되거나 없으면 불편한 기업, 나의 삶을 지탱하고 더 편리한 삶으로 이끌어주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2002년 즈음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자문사를 할 때였는데, 회계관리팀에 있는 여직원에게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더존비즈온의 회계프로그램이 없으면 어떨 것 같아요?"라고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그때 그 직원이 대답하기를 "없으면 안 되는데요. 없으면 저는 회사 그만둡니다"는 거였습니다.

 

저는 이렇게 고객이 떠날 수 없는 기업, 떠나면 고객이 힘들어지는 기업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당시 더존비즈온 주식을 실제로 사기도 했죠.

 

또 좋은 사례가 쿠팡입니다.

쿠팡은 제가 중요시하는 이익의 양과 질을 모두 잡고 있는 기업입니다.

저는 특히, 이익의 질 중 확장성에 주목합니다.

쿠팡의 제품과 서비스의 확장은 관련 업계에서 독보적입니다.

 

쿠팡은 가공품 위주의 판매로 시작했지만 물류 인프라와 콜드체인 시스템 구축 덕분에 신선식품 시장으로 빠르게 침투해 들어갔습니다.

이젠 쿠팡에 없는 물건은 찾기가 힘들 정도입니다.

최근 1~2년 전부터는 음식배달 플랫폼 쿠팡이츠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인 쿠팡플레이로 영토를 더욱 확장해가고 있습니다.

 

쿠팡은 어떻게 우리 삶을 지탱하고 있을까요?

저녁 늦게 집에 돌아왔는데 집에 치약이 다 떨어져서 쿠팡 앱으로 급하게 새벽배송을 신청하는 모습, 배가 출출해져서 쿠팡이츠로 치킨을 배달시키는 모습, 쿠팡플레이를 틀어 영화 한 편을 골라 주문하는 모습 등 우리 생활에 쿠팡은 밀접하게 들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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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처럼 이렇게 여러 경로를 통해 우리 삶에 차근차근 그리고 깊숙이 들어오는 기업을 찾아서 투자해봅시다.

투자는 멀리 있지 않습니다.

우리의 생활에 투자는 늘 존재합니다.

 

 

세 번째 키워드, 경쟁력

기업이 고객을 사로잡고, 고객의 삶에 깊숙하게 침투했다면 그 다음은 살아남는 것입니다.

쏟아지는 경쟁업체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기업의 특징을 알아봅시다.

 

불황을 즐기는 일등 기업

제가 보는 일등 기업은 극심한 불황에도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기업입니다.

끝까지 살아남는다면 사라진 기업들의 몫까지 누릴 수 있기 때문이죠.

 

극심한 불황일 때 끝까지 견딜 수 있는 힘은 어디에서 나올까요?

바로 강한 원가경쟁력, 즉 가격경쟁력입니다.

불황에는 소비자들이 돈을 쓰기 어렵습니다.

이때 기업들은 가격을 내리면서 소비자의 지갑을 열려고 합니다.

원가가 낮다면 기업들은 적은 이익이라도 얻기 위해 가격을 내릴 수 있습니다.

가격경쟁력이 있는 기업은 불황에도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아마존을 예로 들어봅시다.

아마존은 이익의 지속성에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습니다.

불황에도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는 가격경쟁력이 월등하기 때문입니다.

'아마존 효과(Amazon effect)' 라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아마존이 최저가 판매를 무기로 유통시장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것을 일컫는 용어입니다.

가격경쟁력에서는 아마존을 이길 기업이 없다는 의미죠.

 

 

실제로 유학시절 아마존을 자주 애용했던 아들에게 들어보니, 편의점에서는 코카콜라 캔 하나에 2달러씩 하는데 아마존에서 20캔짜리 박스로 사면 1캔당 가격이 97센트였다고 합니다.

어마어마한 가격경쟁력이죠.

 

이처럼 강력한 가격경쟁력을 갖춘 기업을 주목해봅니다.

이런 기업은 불황 끝에서 더 큰 가치를 잉태합니다.

저는 전남 신안에 있는 섬에서 자랐기에 해마다 찾아온 태풍의 위력을 잘 압니다.

강한 태풍이 지나고 나면 약한 나무는 여지없이 뽑혀나갔죠.

그러나 강한 나무는 어떤 태풍이 와도 살아남습니다.

 

기업의 세계도 마찬가집니다.
불황은 일드과 꼴등을 판가름해주는 계기가 됩니다.
저는 극심한 불황에도 이기는 일등 기업을 좋아합니다.

 

누적적 수요를 쌓아가는 기업

수요에는 여러 유형이 있습니다.

늘어나는 수요와 줄어드는 수요, 반복적인 수요와 단속적인 수요, 사라지는 수요와 쌓여가는 수요 등입니다.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늘어나는 수요와 반복적인 수요, 그리고 쌓여가는 수요가 좋습니다.

저는 이중에서도 쌓여가는 누적적 수요를 좋아합니다.

매출이 1원 이상만 돼도 누적적 수요는 매출을 계속해서 늘려주기 때문입니다.

 

이런 기업의 예로는 현대모비스가 있습니다.

현대모비스는 모듈 및 부품 제조가 주요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모듈 및 부품 제조가 전체 매출의 80%, A/S 부품사업이 20%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현대모비스의 비즈니스 모델은 누적적 매출을 근거로 합니다.

A/S사업부가 핵심 근거입니다.

현대모비스의 A/S사업부 매출은 어떻게 계산될까요?

바로 현대차와 기아차의 누적적 판매량에 비례합니다.

 

만일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가 동일한 이익을 낸다면 현대모비스의 이익의 지속성이 더 높고 변동성도 낮습니다.

그렇기에 현대자동차보다 더 높은 프리미엄을 부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현대자동차의 연간 판매량이 100만 대라고 가정해봅시다.

10년 동안 매년 100만 대를 판매해왔다면 부품 AS를 담당하는 현대모비스의 누적 부품서비스 대상 차량은 1000만 대가 됩니다(차량 노후화에 따른 자연 감소는 제외).

그런데 경기가 악화돼서 다음 해 현대자동차 판매대수가 반으로 줄어 50만 대가 됐다면?

현대자동차는 매출이 반토막이 나지만, 현대모비스의 누적 수요는 50만 대가 늘 뿐입니다.

 

이처럼 같은 그룹 내에 있는 기업이고 같은 업종에 있어도 비즈니스 모델의 차이에 따라 부여하는 프리미엄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면을 들여다보는 연습을 끊임없이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시간의 가치를 쌓는 기업

시간이 갈수록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업이 있고, 시간이 갈수록 진입장벽이 높아지면서 경쟁력이 올라가는 기업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시간이 갈수록 경쟁자가 느는 제조업이 전자이고, 시간이 갈수록 브랜드 가치가 쌓이는 서비스업이 후자입니다.

그러나 제조업 가운데서도 시간의 가치를 쌓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첫째, 장인정신이 깃든 역사로 시간의 가치를 쌓는 경우로 에르메스, 페라리, 마오타이 같은 기업이 여기에 속합니다.

 

페라리는 1929년에 엔초 페라리(Enzo Ferrari)가 창업한 자동차 회사입니다.

페라리는 1년간 생산하는 자동차가 2만 대도 안 됩니다.

더 증산할 계획도 없습니다.

희소성이라는 가치 때문이죠.

페라리가 자부하는 시간의 가치가 뭘까요?

스포츠카에 대한 페라리만의 고집, 기술력, F1 우승 경험입니다.

100년이라는 이 시간은 누구도 범접하기 어려운 숫자입니다.

저는 페라리를 분석할 때 이러한 이익의 지속성에 높은 점수를 부여합니다.

 

그런데 페라리는 1년에 2만 대를 생산하면서 어떻게 이익의 지속성을 담보할까요?

이익은 가격과 판매량의 함수(이익 = 판매 가격 x 판매 수량 = 비용)입니다.

제가 주목하는 것은 비싼 것을 더 비싸게 파는 가격정책과 이를 받아들이는 충성도 높은 고객의 질입니다.

 

페라리는 창업주를 기리며 10년마다 40억 원 이상 하는 스페셜 모델을 출시하는데, 이 차를 사려면 최소 5대 이상의 페라리 신차를 산 이력이 있어야 합니다.

이력이 있어도 바로 살 수 없습니다.

이 조건을 갖춘 사람들이 줄을 섰기 때문이죠.

고객이 원하는 대로 차를 만들어주는 '스페셜 원(Special one)' 이라는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한 대에 100억 원 이상인데도 고객들은 기다려야 합니다.

페라리가 갖고 있는 시간의 가치에 경의를 표하는 고객들이죠.

결국 장인정신이 만든 시간의 가치가 이익의 지속성을 담보해주는 것입니다.

 

다만, 한 가지 지켜볼 점검 포인트는 있습니다.

탄소중립(차량 배출가스 규제 강화) 시대에 페라리의 엔진이 계속 유효할지 여부입니다.

페라리가 이를 어떻게 극복해갈지 지켜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겠습니다.

 

둘째, 수많은 데이터로 시간의 가치를 쌓는 기업도 있습니다.

현대 산업의 쌀은 '반도체' 라고 합니다.

그럼, 미래 산업의 쌀은 무엇일까? 바로 데이터입니다.

 

데이터로 시간의 가치를 쌓는 기업중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테슬라입니다.

2020년 12월 한국자동차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테슬라가 지금까지 쌓아온 누적 주행거리 데이터는 51억 마일(약 82억 킬로미터)에 달합니다.

테슬라는 사막과 눈길 등 다양한 도로 환경에서 실제 운전자의 주행 데이터를 수집합니다.

보행자나 블랙아이스, 타이어 펑크 등 돌발상황에 대한 학슴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미래 자율주행차 시대를 대비해 차근차근 주행기록 데이터를 쌓고 있는 것이죠.

 

저는 테슬라가 만드는 이익의 확장성에 높은 점수를 줍니다.

테슬라는 단순한 전기차 제조 업체가 아닌 미래 스마트 모빌리티 생태계를 주도할 소프트웨어 회사입니다.

저는 미래 자동차가 스마트 모빌리티 -플랫폼- 빅데이터로 진화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는 매우 중요한 기초값이 될 것입니다.

 

이렇게 수많은 데이터로 시간의 가치를 쌓고 있는 기업들에 주목해봅시다.

아이폰이 전 세계에 깔리면서 시작된 1차 하드웨어 혁신은 모바일 플랫폼이라는 2차 혁신을 만들었습니다.

이제 빅데이터라는 3차 혁신이 우리 눈앞에 다가오고 있습니다.

 

멋진 자회사를 보석처럼 품고 있는 기업

제가 좋아하는 투자는 가치 있는 것을 싸게 사는 것입니다.

가치 있는 것을 얻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좋은 기업이 싸다면 사면 됩니다.

그러나 그게 유일한 방법일까요?

보물을 직접 가질 수도 있지만, 그 보물을 싸고 있는 보자기를 통째로 소유할 수도 있습니다.

즉, 좋은 기업을 품은 회사를 사는 것입니다.

이때 지주회사, 복합기업까지 그 관점을 확장할 수 있습니다.

 

키움증권을 품고 있는 다우기술이 이런 회사의 예입니다.

키움증권의 비즈니스 모델을 괜찮게 평가했다고 가정해봅시다.

제조업이 아닌 서비스업이고, 쉽게 고객이 떠나지 않는, 즉 전환비용이 높은 회사입니다.

게다가 키움증권은 재투자가 거의 없어서 버는 대로 주주 몫입니다.

저축은행을 두 개나 계열사로 두고 있어서 주식담보대출이 매매로 이어지는 생태계까지 갖추었습니다.

또한 그 아래 자산운용사까지 두고 있어 간접투자 시장의 성장도 누릴 수 있는 구조입니다.

 

키움증권의 시가총액을 보니 3조 6000억 원 정도입니다.

여기서 더 파고드니 키움증권 지분을 절반 가까이 보유한 다우기술이라는 회사를 알게 됐습니다.

다우기술의 시가총액은 1조 2000억 원 정도로 키움증권을 보유한 가치인 1조 8000억 원과 비교하면 아래입니다.

 

다우기술의 비즈니스 모델을 살펴봅시다.

IT업이지만 재투자도 거의 없고, 매출 3000억 원에 영업이익을 평균 500억 정도 꾸준히 내고 있습니다(2020년 12월 기준).

가만 보니 키움증권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도 괜찮은 기업 같습니다.

 

이처럼 좋은 회사(보석)를 갖고 있는 회사(보자기)가 비즈니스 모델까지도 괜찮다면, 보물을 감싸는 보자기를 넘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일 수도 있습니다.

 

주식이란 누군가를 통해 내가 하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을 손에 넣는 것입니다.
선택지 중에 가장 최선을 찾아 지혜로운 선택을 하는 것이 주식의 본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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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키워드, 경험

고객에게 다른 곳에서는 할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하는 회사를 찾아야 합니다.

 

소비의 끝단을 장악하고 있는 기업

부자가 되면 다른 사람들은 갖기 힘든 최고의 것을 갖고 싶어 합니다.

남들이 할 수 없는 특별한 경험도 원하죠.

이런 소비의 끝단에 있는 산업이 바로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와 같은 고가의 명품 산업입니다.

자동차라면 벤츠, 페라리, 람보르기니가 소득의 끝단을 장악하는 기업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이들 명품회사들이 소비의 끝단을 차지할 수 있었던 전략은 각각 다릅니다.

그래서 이들 기업을 K-PER로 분석할 때는 각각 다른 이익의 질로 해석해야 합니다.

 

LVMH는 인수합병과 새로운 침투전략으로 회사를 성장시켜왔습니다.

1987년 셀린느 인수를 시작으로 60개가 넘는 평품회사들을 인수했죠.

이런 점에서 LVMH는 이익의 확장성이라는 가치로 평가해야 할 것입니다.

 

반면에 에르메스는 그 대칭점에 있습니다.

적극적인 인수합병이 아니라 고유의 브랜드 가치를 지키는 데 주력하기 때문입니다.

절대 가격을 할인하지 않고 매장도 확장하지 않습니다.

희소성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것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마니아층이 두텁고 매출과 이익도 견고합니다.

이런 점에서 보면 에르메스는 이익의 지속성과 비변동성의 가치로 봐야 합니다.

 

이처럼 회사의 경영 철학과 성장전략에 따라 평가의 잣대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경기가 나빠지면 명품 소비가 줄지 않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약간의 영향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 저는 큰 타격을 받지 않는다고 봅니다.

불황으로 부자들이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부자의 구성원이 바뀔 뿐이죠.

그리고 부자 대열에 새로 합류한 이들의 소비는 과시소비 성향이 더 심하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부자들의 소비 욕구는 영원히 변하지 않습니다.

 

소유의 소비에서 경험의 소비로 이동을 만드는 기업

돈이 많아지면 가장 하고 싶은게 무엇일가요?

사고 싶은 것 맘껏 사고, 가고 싶은 곳 원 없이 가는 것입니다.

소유의 소비와 경험의 소비로 말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소유의 소비는 구매이고, 경험의 소비는 여행입니다.

 

그런데 어느 정도 소유 욕구가 채워지면 그 빈 공간을 더 많은 경험으로 채우고 싶지 않을까요?

그리고 여행을 하더라도 더 안락하고 특별한 것을 원하지 않을까요?

 

저는 이런 상상을 하며 크루즈 여행이 바로 그런 소비의 끝단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크루즈 타고 폼 나게 세계일주 하는 꿈을 꿔봤을 것입니다.

 

대표적인 크루즈 회사로 카니발 코퍼레이션(carnival corporation)이 있습니다.

1972년에 설립된 전 세계 크루즈 여행의 일등 기업입니다.

저는 이 기업을 이익의 확장성과 지속성에 관심을 두고 분석합니다.

늘어나는 노인 인구와 재소비하는 수요를 주목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구매력 있는 노인들은 힘든 여행보다 안락한 여행을 선호합니다.

노인들이 크루즈선에서 보내는 시간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합니다.

카니발 코퍼레이션이 구축한 노선들도 주목할 만합니다.

노선이 다양해서 한 번 가본 사람은 다른 곳도 가고 싶어 합니다.

이익의 지속성이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고객이 늘면 크루즈선을 추가로 사야 되는데 부담은 없을까?' 라는 의견도 당연히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막대한 투자비는 경쟁자들에겐 진입장벽으로 작용합니다.

그래서 크루즈 여행 시장은 과점화돼 있고, 호황일 때도 쉽게 진입하기 어려운 시장입니다.

 

크루즈 여행 비용은 일정에 따라 다른데 적게는 50만 원부터 많게는 1000만 원까지 달하는 럭셔리 여행도 있습니다.

비용이 상당하지만 숙박비, 식사, 교통비, 액티비티, 공연 관람 등의 비용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높은 가격대도 아닌 것 같네요.

 

다섯 번째 키웓, 리더

마지막으로, 제가 좋아하는 기업은 유능한 리더가 있는 기업입니다.

기업의 세계에서 리더의 가치는 최상위를 점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기업의 성장은 현재 재무제표보다 미래의 좋은 재무제표를 만들어내는 것에 달려 있는데, 그 가능성의 끝에는 결국 리더가 있기 때문입니다.

 

유능한 리더가 있는 기업

가격을 만드는 가치의 출발점이 소비자의 지갑이듯이, 미래의 좋은 가치를 담는 재무제표의 출발점은 좋은 리더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리더의 능력은 갈수록 더 중요해질 전망입니다.

 

그럼 어떤 리더가 유능한 리더일까요?

바로 미래 시장을 읽어내는 통찰력을 갖추고, 미래 시장을 엮어낼 힘을 내부 DNA에서 찾거나 외부에서 획득하는 추진력이 있고, 극한의 상황에서도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극복의 정신이 있는 리더입니다.

 

애플을 탄생시킨 스티브 잡스를 떠올려봅시다.

그는 스마트폰 이전에, 누구도 상상조차 할 수 없던 개인형 컴퓨터(PC)의 시장을 일찌감치 내다본 통찰력을 갖춘 인물입니다.

그는 추진력도 눈부셨습니다.

제록스의 알토연구소에서 GUI(Graphic User Interface)가 적용된 마우스 기술을 사들였는가 하면 도시바의 1.8인치 하드디스크를 보고 아이팟에 접목해 음악 생태계를 바꿔놓았습니다.

 

 

빌 게이츠의 통찰력과 추진력도 대단합니다.

그 역시 PC 시대의 도래를 알아봤습니다.

누구도 쳐다보지 않던 QDOS(Quick and Dirty Operating System)라는 프로그램을 헐값에 사들였고, 이를 개선해 DOS(Disk Operating System)를 탄생시켰습니다.

그리고 IBM에 DOS를 공급하면서 컴퓨터마다 로열티를 받는 방식으로 계약을 했죠.

이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세계적인 기업이 되는 토대가 되었습니다.

 

 

디즈니의 로버트 밥 아이거도 쇠락하는 디즈니를 M&A와 디즈니플러스라는 .OTT 사업 추진을 통해 혁신 기업으로 만든 리더입니다.

아이거는 내부 콘텐츠 자원이 강력한 지적재산권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픽사, 마블 등을 연달아 인수해 콘텐츠 플랫폼을 구축했던 것이죠.

 

 

저는 이런 관점에서 LG전자와 LS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습니다.

LS는 에너지 패러다임의 핵심 역할을 할 전력 케이블과 구리 자산을 확보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미래 에너지 변화시대에서 어떤 가치를 만들지는 이 회사의 리더십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LG전자는 전기자동차 전장 부품의 핵심을 모두 갖고 있는 기업입니다.

특히 미래 스마트 모빌리티 세상에서 주동자가 될 혁신의 단초를 갖고 있죠.

LG전자가 스마트 모빌리티 생태계에서 어떤 자리를 찾아갈지, 단순히 OEM이나 ODM으로 갈지 또는 서비스 회사에서 플랫폼 회사로 진화할지 주목해봅시다.

이 역시 훌륭한 리더십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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