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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이코노미와 올라운드 안티 에이징

앗아뵤 2024. 11. 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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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이코노미는 가장 유망한 트렌드 분야 중 하나다. 우리는 누구나 노화를 겪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 사람들이 건강관리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당뇨와 비만이다. 이들은 서로 연결된다. 비만이면 당뇨가 될 가능성이 높고, 노화도 당뇨로 연결된다. 질병관리청에서 발표한 질병 통계를 보면, 2021년 기준 19게 이상 성인의 당뇨병유병률은 남성 12.8%, 여성 7.8%이다. 그런데 50~59세는 당뇨병 유병률이 남성 21.7%, 여성 10.1%이고, 60~69세는 남성 28.8%, 여성 20.9%, 70세 이상은 남성33.8%, 여성 30.4%이다. 노화될수록 당뇨병 유병률이 급증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이어트가 중요해진다. 다이어트를 해서 비만을 해결하면 당뇨병 유병률도 그에 따라 줄어들고 결국 수명이 늘어나는 과정으로 이어지게 된다. 그래서 비만치료제는 부정적인 인식이 있음에도 엄밀히 당뇨 예방약이자 수명연장약으로써 역할을 한다.

 

비만은 기대수명을 10년 이상 단축한다. 따라서 다이어트 신약(오젬픽, 위고비, 삭센다. 젭바운드 등)은 체중 감량 약을 넘어 생명 연장 약이 될 수 있다. 다이어트에 대한 기존의 관성과 오해를 버리자. 다이어트는 이제 미용보다 수명 연장이다. 즉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얘기다. 앞으로 비만 치료제 시장은 점점 커질 수밖에 없다. 운동으로 건강관리를 일상적으로 하는 운동홀릭족도 많아질 수밖에 없고, 근력 운동을 하며 단백질 섭취를 늘리는 이들도 많아질 수밖에 없다. 술과 담배, 설탕을 점점 기피하고, 과식은 점점 하지 않을 것이다. 이건 각자의 취향이나 다양성의 문제가 아니다. 비만은 이제 취향이 아닌 질병으로 인식된다. 실제로 비만은 당뇨로 이어지고 수명을 줄이는 중대한 질병이 맞다. 날씬하고 건강하게 사는 게 필수가 되면 관련된 시장은 가장 중요한 미래 시장일 수밖에 없다.

 

비만을 잡는 자가 돈을 잡는다

 

당뇨와 비만은 질병에 이어 치료제와도 연결된다. 당뇨병 시장의 선두 기업이 곧 비만 치료(다이어트 신약) 시장의 선두 기업이기도 하다. 세계적으로 살펴보자면 글로벌 당뇨병 시장 점유율 1위는 노보노디스크이고, 2위는 일라이 릴리다. 주사제에서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계열의 치료제를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가 양분하는데 이는 전체의 98%가량을 차지한다. 인슐린 시장에선 노보 노디스크, 일라이 릴리, 사노피가 빅 3이다. 이 세 회사가 전 세계 인슐린 공급의 95% 이상을 차지한다. 당뇨병 시장은 주사제와 경구제로 나뉘는데 주사제 시장이 1.5배 더 크다. 경구제 시장에선 베링거인겔하임, 머크, 아스트라제네카 세 곳이 3/4 정도를 차지한다.

 

비만 치료이자 다이어트 신약 시장에서는 노보 노디스크가 앞서 있었다. 오젬픽(세마글루타이드 성분),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 성분), 삭센다(리라글루타이드 성분)가 대표 제품이다. 삭센다는 당뇨병 치료 목적으로 개발되었으나 부작용으로 나타나는 식욕 부진과 체중 감소효과로 인해 다이어트 약으로 급부상했다. 그리고 일라이 릴리의 젭바운드(티제파타이드 성분)가 2023년 미국 식품의약국의 승인을 받으며 다이어트 신약 시장의 주도권 다툼이 치열해지면서, 시장 전체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기세다. 2023~2024년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 모두 주가가 상승했다. 일라이 릴리는 최근 5년간 주가가 7배 정도 올랐고, 노보 노디스크는 4.5배 정도 올랐다. 회사가 상장한 1984넌 7월 이후 2024년 7월까지 전체 기간으로 따지면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 둘 다 주가가 수백 배 올랐는데, 비만 치료제 신약 이후 더욱 드라마틱하게 올랐다. 두 곳은 다이어트 이코노미의 대표적인 기업이기도 하다.

 

과거엔 부자가 뚱뚱했다. 먹고살기 어려울 땐 풍족하게 먹을 수 있는 부자가 비만이 될 수 있었고 배가 나온 모습이 부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반대다. 음식이 충분하고 저렴한 식품도 많다. 가난해도 굶을 일은 드문 시대인 것이다. 값싼 정크푸드나 패스트푸드로 끼니를 해결할 수 있게 되면서 아이러니하게도 가난할수록 뚱뚱한 경우가 많다. 이제 부자들은 질 좋은 음식을 풍족하게 잘 먹으면서도 퍼스널 트레이너와 함께 열심히 운동하고, 비만 치료제와 비만 치료 시술도 적극적으로 받는다. 돈을 들여 날씬해지는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타고나기를 날씬한 사람은 극소수이기 때문에 대다수의 사람은 돈을 쓰면서 날씬해진다. 다이어트는 더 이상 2030대가 중심인 시장이 아니다. 오히려 돈은 구매력이 좋은 40~60대가 더 쓴다.

 

다이어트에 성공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패션, 뷰티 산업도 커진다. 다이어트에 성공해서 건강뿐만 아니라 외적인 매력까지 얻으니 그걸 드러내려는 욕망이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이다. 옷과 화장품도 더 사고, 미용실에도 더 자주 간다. 어쩌면 외식하는 횟수도 늘고, 여행도 더 많이 갈 수 있다. 그렇게 삶의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타인과의 관계도 활발해지고 연쇄적으로 데이팅 앱이나 연애와 관련된 시장도 커진다. 몸매 관리는 건강관리이자 외모 관리에 속해있다. 다이어트를 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계속 해야 한다. 결국 피트니스와 퍼스널 트레이닝 시장을 비롯해 골프, 테니스, 요가, 러닝 등 취미 운동 시장과 스포츠웨어 시장, 인바디처럼 건강관리를 위한 데이터 시장도 같이 커질 것이다.

 

다이어트와 직결되는 안티 에이징

 

앞서 말했듯 다이어트는 노화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으며 이는 안티에이징과 연결된다. 더 나아가 알아야 할 것은 안티 에이징이 중장년에만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괌심을 두는 연령층이 낮아져서 안티 에이징은 이제 20대부터 모든 연령에 전방위로 적용되는 욕망이 되었다. 안티 에이징에 신경 쓰는 10대까지 있으니 한마디로 올라운드 안티 에이징 시대다. 안티 에이징을 일찍 시작하는 것을 얼리 안티 에이징 이라고 한다. 안티 에이징 시장에 2030대가 대거 진입했다는 이야기다. 피부 노화를 미리 관리하기 시작하는 프리 케어, 얼리 케어 라는 용어도 보편적으로 쓰일 정도다.

 

안티 에이징의 시작은 화장품 회사의 피부 관리였다. 이후 뷰티 테크로 진화했는데 궁극적으로 뷰티 테크는 수명 연장을 위한 생명공학까지 연결된다. 구체적으로 보면 노화 방지, 세포노화 방지, 신체 부위 재생, 연골 교정, 장기 생성, 치아 재생, 노화 관련 유전자 치료 및 질병 연구 등 노화를 막기 위한 과정이 생명 연장과 이어지기 때문에 불멸(영생) 서비스가 안티 에이징의 최종 목적지인 셈이다. 낯선 개념이지만 불멸(영생) 서비스는 아주 극소수부자를 위한 시장에서 먼저 시작한다. 결국 대중적으로 확대되겠지만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러니 지금은 부자의 수명 연장보다 다이어트로 비만과 당뇨를 잡는 시장이 중심이라고 보면 된다. 다이어트로 10년의 수명 연장을 보장받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 말이다.

 

대한당뇨병학회는 매년 당뇨병 환자와 규모와 실태를 조사하는 '당뇨병 팩트 시트'를 발표한다. 2012년 팩트 시트에서 당뇨병 인구 추계가 약 320만 명이었고, 2050년에 당뇨병 유병인구가 약 590만 명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그런데 2022년 팩트 시트를 보면 당뇨병 유병 인구가 605만 명으로 집계됐다. 10년 전에 예측한 2050년의 당뇨병 유병 인구수를 30년 정도 앞당겨 도달해버린 것이다. 그만큼 당뇨병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가 학자들의 전망을 크게 넘어설 정도로 빠르다. 당뇨병 환자가 600만 명이란 사실은 당뇨병 환자까진 아니지만 고위험군에 해당되는 사람이 1500만 명가량 된다는 의미고, 그렇다면 2100만 명이 당뇨병 관리에 시간과 돈을 써야 한다는 이야기다. 당뇨병 환자가 지금보다 더 늘어나면 의료계가 대응할 여력을 넘어선다. 당뇨 대란이란 말이 이 때문에 등장한 것이다. 당뇬느 다양한 질병을 유발하고 심각한 합병증도 겪을 수 있는 병이다. 당뇨병 환자가 심근경색, 허혈뇌졸중, 간암 등 주요 합병증으로 사망할 위험이 당뇨병이 없는 사람보다 평균적으로 55% 더 높다. 인류의 질병 중 가장 중요한, 어쩌면 킹핀 같은 질병이 바로 당뇨병이다. 이는 비만과 연결되니 다이어트는 인류를 위한 가장 중요한 숙제라고 봐도 될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는 2018년에 13만 9682명을 기록했던 2030대 당뇨병 환자가 2022년 17만 4000여 명으로 4년 사이에 24.9% 급증했다고 밝혔다. 연령별로 보면 당뇨병 환자는 70대 이상, 60대, 50대, 40대 순으로 많지만 과거엔 아주 적었던 2030대 당뇨병 환자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건 주목할 일이다. 또한,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30대의 당뇨 전 단계 유병률은 30.8%에 이른다. 10명 중 3명은 당뇨 전 단계라는 분석이다. 전체 성인의 유병률이 41.3%인 것에 비해선 낮지만 꽤 높아진 수치다.

 

2030대분만 아니라 10대의 당뇨병도 증가하지 않을까 예상한다. 앞서 탕후루 유행의 중심에 초중고생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미 6~18세 소아 청소년 5명 중 1명은 과체중과 비만이라고 한다. 최근 유행한 간식과 먹거리인 탕후루, 약과, 흑당, 달고나, 생과일주스 등은 모두 고당도 음식이다. 아울러 2030대들의 카페, 디저트에 관한 관심도 수년간 급상승하는 추세다. 고당도 음료와 고당도 디저트 소비가 증가할 수밖에 없는 배경이니 2030대가 당뇨병에 걸릴 확률도 높고 10대에게도 그대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지금 10대가 성인이 되고, 중년이 되고 노년이 될 때면 당뇨병 환자는 요즘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질 것이다. 당뇨병 환자는 대개 발병 20년 후쯤 합병증을 겪게 된다. 그렇다면 5060대 당뇨병 환자는 7080대에 들어서 합병증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데, 2030대 당뇨병 환자는 4050대에 합병증을 겪게 될 수 있다. 한창 일하는 4050대가 경제 활동을 멈출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상황까지 다다르지 않기 위한 근본적인 접근은 다이어트일 것이다. 비만에서 벗어나야 당뇨에서 벗어난다. 이건 다이어트 이코노미가 훨씬 더 커진다는 뜻이다. 비만을 잡는 자가 결국 돈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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