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는 부동산 가격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정도로 중요한 지표다. 금리는 통상적으로 자산가격 측면에서 미래 현금 흐름의 할인율로 받아들여질 때는 낮을수록 유리하며, 반대로 임차료 측면에서 경제성장률의 기저로 판단할 때는 성장률이 낮을수록 금리도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그러므로 이때는 오히려 성장률이 높은 것이 좋고, 저금리는 성장의 둔화를 의미하니 낮은 것이 자산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즉, 금리 개별 요인은 부동산에 긍정적일수도 있고 일부는 부정적일 수도 있다. 그러나 성장률과 같이 볼 때는 현재의 금리가 부담되는 수준인지, 혹은 완화적인지 비교할 수 있기에 이 둘을 같이 비교해서 금리의 영향을 판단하는 것이 적합하다.
2025년 한국의 기준금리는 어떨까? 최소한 중립 금리 수준까지 내릴 압력을 받을 것이다. 이미 2024년 하반기 시장 금리는 한국의 금리가 인하될 것을 선반영해서 기준금리보다 50bp 이상 낮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발생하더라도 당장 부동산 시장에 엄청난 과열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2024년 8월 시점으로 시장 금리는 2%대 후반을 기록하면서 기준금리가 2~3회 인하(75bp down)될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어 이런 수준으로 금리가 변화하는 건 이미 선반영을 어느 정도 하는 것이다.
2025년의 금리 환경은 2024년보다는 자산가격에 우호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물론 시장 금리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보다 이미 6개월 ~ 1년 이상 선행했기에 시장 금리가 미리 변화하고 기준금리가 따라오는 형태로 결정되는 것처럼도 보인다. 2024년이 그랬던 것처럼 2025년도 유사한 흐름일 수 있다.
다만 2024년과 달리 2025년에는 다소 터프한 경제 여건이 발생할 부분이 2가지 있다. 첫째는 PF 문제가 2024년 말부터 해소될 거라고 기대되는 과정에서 일부 충격이 초반에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고, 둘째는 2024년 11월 미국 대선 결과로 인해 무역 정책을 포함한 다양한 북미 경제 정책의 변화로 한국의 산업이 복잡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경제는 항상 도전의 역사다. 한국의 경제가 도전을 받고 반도체로 대표되는 기업들의 경기가 좋지 못하다고 가정한다면 이때는 성장률이 위축되는 흐름이 이어지고 금리가 하락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설상가상으로 GDP 중 민간 소비 비중이 계속 하향하는 추세다 보니, 체감하는 실물 경기가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결국 금리가 인하된다면
기본적으로 금리가 내리면 임차료는 상승한다. 같은 월 200만 원의 현금 흐름이라도, 금리가 4%일 때 200만 원 * 12개월(연세) / 4%를 계산하면, 전세 6억 원이 된다. 그러나 이를 3%가 되는 과정에서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 임차료는 월세 기준으로 동일한 지출이 발생하지만, 전세 기준으로는 30% 이상 상승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6억에서 8억 원으로 계산된 것처럼 말이다.
과거 2011~2017년에 일어난 일들을 살펴보자. 기준금리와 시장 금리가 지속해서 하락하고, 당시 6~7%의 시장 임대차 금리가 이후 3%대까지 내려오면서 평균적으로 전세가 3억이 6억이 되는 일이 발생한 게 서울 주택 시장이었다. 멀티플도 1.4배에서 바닥을 찍고 1.9배까지 상승했기에, 전세가격 6억 * 1.9배를 하면 11억 4000만 원까지 단박에 올라간 것이 이 시기였다.
따라서 다른 조건, 가령 경제 성장률이 크게 훼손되지 않는 국면에서 금리가 내려오는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면, 이는 집값이 상승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2025년 이후의 부동산 시장에서 금리는 그래서 중요한 요소다. 다만, 금리 그 자체만으로 모든 것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이미 시장은 2024년 7~8월의 조정을 통해서 경기가 둔화될 우려가 더 클 때, 자산시장이 이례적 조정을 받을 수 있음을 확인한 바 있다. 그러니 금리 인하를 볼 때는 경제가 어느 정도 탄탄한 가운데 금리를 서서히 내리는 것과, 경제가 좋지 못해서 내리는 것 사이에 막대한 차이가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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