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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부동산 시장의 그림자

앗아뵤 2024. 10. 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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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부동산 시장은 세부적으로 매우 상이하게 펼쳐졌다. 앞서 말했듯 아파트와 비아파트 시장이 다르고, 아파트 중에서도 초고가 아파트와 고가 아파트, 일반 아파트가 다르고, 또 서울이냐 지방이냐에 따라서 달라진다. 여러 개의 시장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중 가장 대중적으로, 또 직관적으로 와닿을 분석은 서울 집값과 지방 집값일 것이다. 이런 구분은 과거부터 있었으나 2024년 부동산 시장의 흐름이 그 차이를 더 증폭시킨 경향이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코로나19를 거치며 한국 사회는생애 첫 인구 감소기를 보내게 된다. 이전에는 출생자 수가 사망주 수 대비 큰 격차가 느껴질 만큼 높았으나 2020~2021년부터 눈에 띄게 수치가 달라졌다. 이제는 출생자 수보다 사망자 수가 더 많고, 자연스럽게 총인구가 감소하고 있다. 인구 감소 속도는 앞으로 더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 배경에는 모두가 알고 있듯 초저출산이 자리 잡고 있다. 초저출산에 따른 미래의 총인구 감소나 가구 감소는 지금보다는 2035~2040년쯤부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사료되니, 현재 시점에서는 문제 해결에 있어 10~15년 이상 남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인구 변화가 현재 주택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가능하냐고 묻는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이미 부동산 시장은 초저출산이 만들 미래를 어느 정도 예견하면서 대응하고 있고, 그것이 2024년 유난히 심화되고 있는 것이 아닐지 추측한다.

 

초저출산이 시장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판단되는 이유는 당장 시장의 거래량과 가격 패턴의 극심한 격차가 나타나서다. 서울과 인천, 경기도의 경우 주택가격이 상승세지만, 지방은 광역시든 지방시든 하락세 혹은 약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예전엔 서울에서 집값이 오르거나 서울이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면 이후 시차를 두고 비서울 혹은 지방으로 수요가 옮겨가는 경향이 나타났다. 특히 전 정부 5년 동안 이러한 현상이 매우 일반적이었따.

 

한국에 초저출산율이 전 국민에게 각인된 것이 2022~2023년이다. 이 시기를 전후로 매달 사망자수가 출생자수를 1만 명 이상 앞지르는 것이 일반화되었다. 서울은 여전히 0.5명대를 유지 중이고 세종시 출산율이 1명 이하로 떨어졌으며, 지방의 인구 유출도 지속 중이다. 이에 부동산 시장은 6대 광역시 중에서도 인천을 제외한 5대 광역시 시장에 대해서 보수적으로 판단하고 있는 듯하다. 이런 점이 시장의 흐름에도 영향을 준다고 보인다.

 

무엇보다 현재 지방 부동산 시장은 인구와 가구가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면서 매매가 둔화되는 흐름이 있다. 이런 가운데 신축 주택의 광범위한 공급으로 미분양이 증가했고, 건설사PF(건설이나 택지 개발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위해 이뤄지는 대출 등 금융수단)가 해결하기 어려운 구간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이런 국면에서 지방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찾으려면 수요가 지방으로 옮겨가는 형태의 변화가 필요하다. 그러나 시장의 자율적 판단은 정반대로 지방을 두고 서울, 수도권으로 몰리고 있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투자자들이 지방에 투자하는 비중이 가장 높았던 시기가 2020~2021년이었는데, 이 비중은 현재 회복하지 못하고 있고 오히려 수도권 투자자들의 손실을 가중시키고 있다. 그래서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강세장으로 흐르더라도 지방 부동산이 회복하지 못하면 임대차 거래가 갱신될 때마다 역전세로 인한 현금 흐름 유출이 발생 할 것이다. 수도권 다주택 투자자들이 반기지 않는 포트폴리오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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