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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플이 집값을 보여준다

앗아뵤 2024. 10. 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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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에 저서 <아파트, 이 가격 오면 사라>에서 아파트 가격을 전세 곱하기 멀티플로 구분해서 보는 방식을 도입한 적이 있다. 멀티플은 주식 가치를 평가하는 지표 중 하나로, 기업의 주가를 그 기업의 재무 지표로 나눈 값이다. 삼성전자가 이익의 10배에 거래된다거나, SK하이닉스가 순자산가치의 1.6배에 거래되는 등 자산시장은 X멀티플의 형태로, 특정 지표에 배수를 곱해서 표기된다. 그것은 이익일 수도, 매출일 수도, 순자산가치일 수도 있다. 주택 역시 전세곱하기 멀티플로 설명할 수 있다. 모든 자산시장에서 멀티플이 높아지면 가격도 상승하고, 멀티플이 낮아지면 가격도 하락한다는 것이다. 그럼 멀티플은 언제 상승하고 하락할까? 또는 A 자산의 멀티플이 2배인데 B 자산은 멀티플이 1.5배라면, 두 자산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한국 아파트는 멀티플 변화를 잘 보여주는 시장 중 하나다. 보통 멀티플은 성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자산에 높게 부여되는 경향이 있고, 성장성이 낮다고 생각되는 자산에는 현저히 낮게 부여된다. 즉, 멀티플 자체가 성장성을 대표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렇다면 가장 성장성이 높다고 생각되는 지역의 아파트는 어디겠는가? 서울이 거론되는 것이 합리적이라 생각할 것이다. 사실은 세종시가 좀 더 높게 나온다. 그러나 세종시 부동산보다는 서울과 비서울을 비교하기 위해 서울에서 높은 멀티플이었던 과거와 현재를 보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

 

시장 가격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코어는 전세가를 포함한 임차료의 수준이다. 임차료는 경기, 금리, 수급 3대 요건을 반영해 결정되며, 장기 성장성을 반영해 멀티플이 적용된다. 현재 실거래 지수 기준 서울의 아파트는 160포인트로, 전고점 183포인트에 비해 14% 정도 낮다. 아마 2024년 6~7월의 가격 상승 등의 요인을 반영하면 연말까지 165~170포인트 정도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지수 기준 전고점을 넘지는 못하는 상태지만 90% 이상 회복하며 한 해를 마무리할 것 같다.

 

서울 아파트의 멀티플은 2023년 10월에 1.9배로 정점을 찍었고 2024년 하반기는 하향되어 1.8배 수준으로 내려갔다. 직관적으로 보자면 전세가격이 상승한 만큼 매매가격이 상승하지 못하고 있어서 멀티플이 내려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멀티플 = 매매가 / 전세가로, 전세가율의 역수 개념이다. 그런데 앞서 말했듯 현재 전세 시세상승이 지난 2년 동안 아파트와 비아파트 간 수급 불균형에 기반해 움직였음을 고려하면, 2024년 하반기에 매매 지수가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아파트는 매매 지수가 2024년 5월 실거래 기준 141포인트 정도이며 하반기를 고려할 때 145포인트 수준으로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수도권 아파트 멀티플은 2024년 1.7배까지 상승했다가 현재 1.64배 정도로 내려왔으며, 이 역시 전세 시세의 변화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일부 매매가 상승이 있을 때 멀티플이 다시 올라가겠지만, 1.7배로 피크는 본 것으로 볼 수 있고, 1.6배 수준에서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지방은 지수 기준 100포인트 정도로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지난 코로나19 기간 이후 사실상 큰 변화가 없다는 의미다. 비수도권에는 지방 광역시가 포함되어있다. 멀티플의 경우 이전의 1.35배에서 1.4배 수준까지 올라왔는데, 이는 전세가격이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매매가격이 비슷한 상태를 유지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 다만 2025년에 지방은 일반적으로 입주 물량이 적을 것으로 예상되어, 공급 부족으로 인한 임차료 하락 요인이 적을 것으로 사료되어 현재의 멀티플이 유지될 것이다.

 

멀티플은 전국 부동산 가격의 편차를 만들어내는 핵심 지표 중 하나가 되었다. 멀티플은 한번 자리를 잡으면 단기간에 쉽게 변하지 않는 특징을 보인다. 세종, 서울이 가장 높고 이후 경기도, 인천과 광역시, 지방 도시 순으로 이어지는 멀티플 순위가 미래에도 유지될 것이다. 멀티플이 2배인 지역에서는 전세가격이 5000만 원 상승하면 매매가격인 1억 원 상승한다. 멀티플이 1.4배인 지역에선 전세가격이 2000만 원 상승하면, 매매가격은 2800만 원이 상승하는 식이다. 반대로 하락할 때 역시 전세가격의 변화가 매매가의 변화를 더 크게 만들어낸다. 멀티플이 2배인 지역이라면 전세가 6억, 매매가 12억인 상태에서 전세가격이 5억으로 하락한다면 매매가격은 10억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전세가 2억, 매매가가 2억 8000만 원인 지역에서 전세가격이 1억 8000만 원으로 하락했을 때, 매매가격은 2억 5200만 원으로 하락하는 것과 같다. 그만큼 높은 멀티플을 보이는 지역일수록 집값의 변동성이 높아질 수박에 없다. 그럼 멀티플이 성장성을 반영한다고 할 때, 한국 사회에 큰 이슈 중 하나인 초저출산과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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