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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주식을 살 때 입니다.

앗아뵤 2024. 10. 5.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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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달러의 기세는 끝나는가

 

환율은 각기 다른 화폐를 교환하는 비율을 말한다. 예를 들어 과거엔 은행에서 1달러를 바꾸기 위해 1000원을 냈다. 지금은 1400원 정도가 필요하다. 이때 원 - 달러 환율이 1000원에서 1400원으로 올랐다고 말한다. 이는 달러와 비교할 때 한국 화폐인 원화의 가치가 낮아졌으며 1달러를 얻기 위해 40%, 즉 400원의 원화를 더 내야 한다는 뜻 이다. 따라서 환율이 올랐다는 것은 원화 가치가 하락했다는 것이다. 반대로 환율이 내린 건 원화 가치가 올랐다는 말이다.

 

환율은 화폐를 하나의 재화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전 세계 사람들이 같이 경제 활동을 하는데 달러화를 많이 가지고 싶어 하면 달러화 강세, 환율 상승이 된다. 반면 달러화보다 원화를 더 가지고 싶으면 달러화를 팔고 원화를 사기 때문에, 달러화는 약세가 되고 원화가 강해지며 환율이 내려간다. 그래서 화폐 가치는 한 경제 공동체의 경쟁력이나 미래를 의미한다.

 

원달러 환율은 2020년 11월을 저점으로 4년 가까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장 낮았을 때는 1000원대까지 볼 수 있었는데 어느새 1400원을 넘보는 수준이다. 그럼 한국의 국가 경쟁력이 약해졌다는 뜻일까? 가치투자의 창시자 벤저민 그레이엄은 주가는 단기적으로 투표 기계이지만 장기적으로 체중계라는 말을 했다. 마치 TV 경연 프로그램의 인기투표처럼 단기적으로는 시장 참여자의 선호도에 따라 가격이 오르내리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숨길 수 없는 몸무게처럼 결국 제 가치가 드러난다는 뜻이다. 외환 시장도 마찬가지다. 한국의 국가 경쟁력에 큰 변함이 없다고 하더라도 단기적으로는 수요와 공급에 따라 출렁일 수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달러화의 수요를 자극한 것은 금리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전에 없이 빠른 속도로 금리를 올렸다. 2023년 7월 26일 마지막으로 올린 기준금리는 5.5%다. 같은 시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3.5%였다. 한국인들에게는 뼈아픈 사실이지만, 글로벌 투자자라면 같은 금리일 때 미국에 돈을 맡길까 아니면 한국에 맡길까? 은행에 돈을 맡길 때는 장래에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원금과 정해진 이자를 보장하고, 돌려받은 원리금으로 충분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렇기에 돈을 맡은 자가 망하거나 도망쳐서도 안 되고 신용이 강력할수록 좋다. 화폐 가치도 장기간 건강하게 유지되거나 꾸준히 상승해야 한다. 이런 조건으로 봤을 때 미국은 가장 '안전한' 투자처다. 그래서 신흥국 기준금리는 일반적으로 미국 같은 선진국보다 높아야 한다. 다소 안전성은 떨어지지만 높은 금리를 기대하는 외환 투자자를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그런데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경제 규모도 작고, 전쟁의 위험까지 도사리고 있는 한국의 금리가 미국보다 더 낮다면 당연히 원화를 팔고 달러화를 사지 않을까? 이것이 달러의 강세, '킹달러'의 원인이다. 북한의 도발 때문도, 한국의 불안정한 정치 상황 때문도 안디ㅏ. 이런 이야기는 환율이 많이 오르고 난 뒤에 결과론적으로 해석하기 위한 말일 뿐이다.

 

환율이 오를 때마다 한국 주식시장이 급락하는 것은 어떻게 설명 할 수 있을까? 이건 사실 앞뒤가 바뀐 질문이다. 환율이 올라서 주식시장이 급락하는 것이 아니라 주식시장이 급락하니 환율이 오르는 것이다.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환율이 오르는 건 원화 가치가 내려가는 것과 같다. 원화 가치는 왜 내리는가? 많은 사람이 원화르 팔고 대신 다른 통화(대부분 달러화)를 사기 때문이다. 한국인 대부분은 경제가 좋으나 나쁘나 한국에서 생활해야 하므로 안전 자산과 위험 자산을 왔다 갔다 할 뿐 대부분의 자산을 원화로 가지고 있다. 한국 경제가 어려울 것 같다고 해서 집 팔고, 차 팔고, 회사도 그만두고 외국으로 이민 가는 사람은 드물다. 한국 주식 대신 미국 주식에 많이 투자한다는 사람들도 생활 기반은 원화로 이루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럼 이슈가 생길 때마다 원화를 판 후 달러화를 짊어지고 나가는 사람은 누구이며, 반대로 한국에 좋은 일이 있다고 달러화를 원화로 바꿔서 들어오는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외국인 투자자다. 환율이 오르는 이유는 외국인 투자자가 보유하던 한국 자산을 팔고 그 돈을 자국 통화(또는 기축 통화)인 달러화로 바꿔서 가져가기 때문이다. 이때 당연히 환전하는 것보다 자산을 매각하는 것이 먼저다. 아직은 세계의 변방인 대한민국까지 와서 투자하는 외국인 투자자는 큰손일 가능성이 크다. 한국 경제에 관해 비관하든, 북한과의 갈등이 생기든, 대기업의 지배 구조에 실망하든 큰손들이 주식을 팔아버리니 주식시장이 급락하는 것이고, 그 이후 매각 대금을 달러화로 바꾸는 과정에서 환율이 오른다.

 

앞서 말했듯 이제는 금리가 인하될 것이다. 금리가 내리면 상대적으로 위험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다. 금리가 높을 때는 안전하게 은행에만 맡겨도 쏠쏠한 이자 수익을 기대하 수 있지만, 저금리 시대에 은행에 예금하는 것은 돈을 놀리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에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거나 자산 가격이 변동할 수 있더라도 주식, 부동산 등으로 돈을 옮긴다. 외환 시장에서는 미국이 안전 자산이고 한국 같은 신흥국이 위험 자산이다. 만일 미국이 지난 금리 인상 사이클 때처럼 금리 인하를 빠르게 단행한다면, 예전처럼 한국의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낮아질 수 있다. 이러한 변화들이 앞으로 점차 환율 하락을 이끌 것이다.

 

{켄 피셔의 역발상투자를 적용하자면 금리가 높을 때는 많은 자산이 하락해 있는 상태이고 대중이 우려하는 빅이벤트, 또는 주가가 하락할 만한 요소는 이미 선반영이 되어 있으니 그때가 바로 살 때라고 생각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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