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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 뻗어나가는 K컨텐츠

앗아뵤 2024. 10. 5.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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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와 K-푸드의 약진

 

한편 2024년 한국 주식시장을 잘 들여다보면 K의 반란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동안에는 '한류'가 아시아에서 통용되었지만 지금은 명사 앞에 K만 붙이면 '세계로 뻗어 나가는', '어느 나라 사람이든 쿨하고 힙하다고 여기는' 이란 뜻이 된다. 한국에 대한 관심과 문화가 아시아를 넘어 서구권까지 퍼져 나갔다는 의미다. 용어만 봐도 한자에서 알파벳으로 바뀌지 않았는가. K-Pop부터 K-드라마, K-무비, 심지어 K-방산까지 그 분야가 실로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2024년 한국 주식시장에서 승자와 패자를 가른 것은 K-뷰티와 K-푸드에 투자했는가 아닌가의 여부였다. 주식시장에서 외면받던 '미운 오리 새?끼' 들이 여의도 증권가 한복판을 점령한 것이다. 화장품 산업은 과거 2015년 경상북도 성주군에 사드 미사일을 배치한 이후 급속히 냉각된 한중 관계 때문에 직격탄을 맞았다. 식음료 산업은 성장만을 유일신으로 모시는 최근 주식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던 것이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였다.

 

한국 화장품과 식품은 이전에는 미국, 유럽에서 크게 인기를 끈 적이 별로 없었지만 K-Pop과 K-드라마 이른바 대박을 이어가며 같이 급부상했다. K-콘텐츠에 매료된 서양인들의 눈에 아마 한국 연예인과 셀럽들이 아름다워 보였을 것이다. 그 영향으로 그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따라 하고 싶어져 한국 음식, 한국인의 깨끗한 피부에 주목하게 되었을 것이다. 틱톡, 유튜브 쇼츠처럼 숏폼에서의 인기 또한 한국 제품이 입소문을 타는 데 큰 역할을 했다.

 

K-뷰티와  K-푸드가 놀라운 실적을 기록한 데는 가격의 비밀도 한몫했다. 라면, 김밥, 핫도그 등은 우리에겐 값싸고 편하게 찾아 먹는 음식이지만, 이 제품들이 미국으로 가면 비싸진다. 그들이 라면을 값비싼 정찬으로 여기기 때문일까? 아니다. 그냥 현지 물가가 훨씬 비싸기 때문이다. 보통 미국에서는 10달러(14,000원 상당)로 한 끼를 해결하기 어려운데 라면이나 김밥이 그 틈을 파고들었다. 한국 식품 기업은 같은 제품을 한국에서 파는 것보다 더 비싼 값에 외국에 수출하는 셈이다. 그래도 구입하는 외국인은 싸다고 여긴다. 이 차이가 K-푸드 판매량 증가와 수익성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게 했다.

 

화장품도 그렇다. 한국 백화점 1층 화장품 코너를 떠올려보자. 미국, 프랑스, 일본 등의 제품으로 가득하며 대부분 비싸다. 10년 전 중국에서 날개 돋친 듯 팔렸던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화장품도 설화수, 후 같은 고가 라인이었다. 그러나 지금 미국에서 유행하는 한국 화장품은 인디(indie - 소규모 독립회사나 그런 회사의 상품) 브랜드들이다. 그중에서도 서양인의 피부 톤과 다소 어울리지 않아 사용하기 조금 부담스러운 색조 화장품보다는, 퀄리티가 좋고 가격이 저렴한 기초 화장품을 써보고자 하는 모양새다.

 

K-뷰티와 K-푸드의 고공행진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좋은 기업과 좋은 주식은 다르다는 점이다. 어떤 산업이 훈풍을 맞고, 특정 기업이 경영을 잘하면 당연히 주가가 오를 확률이 높아진다. 하지만 그것이 절대적인 원칙은 아니다. 조은 기업, 좋은 상황이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고 그래서 모두 이미 그 주식을 사두었다면 그 주식의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은 작다. 반면 뭔가 조금 부족해 보여도 그것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그 기업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싼값에 팔 주주가 없기 때문에 주가가 더 이상 내릴 수 없다는 뜻과 같다. K-Pop과 K-드라마는 훌륭한 깅버과 많은 고객이 건재하기에 사업측면에서 여전히 좋은 카드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 2023년까지 각광을 받았기 때문에 그 이후엔 투자처로의 매력과 성과는 좋지 않았다. 반면 라면, 김밥, 무명이었던 저가 화장품은 이전까지 주목받지 못했기 때문에 2024년 반란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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