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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투자하셔야 돈을 벌 수 있습니다.

앗아뵤 2024. 10. 6.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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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식 권하는 사회?

 

한국 주식시장이 출렁이면서 미국 주식에 관심을 두는 개인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두 시장 모두 장단점이 있지만, 굳이 하나만 고르라면 미국 시장을 고를 것 같다. 훨씬 다양한 산업, 훨씬 많은 기업 수, 각 기업의 확장성과 퀄리티도 우수하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에 투자하는 것은 초보 투자자에게 더 적합하다. 보통 ETF나 인덱스 펀드(개별 기업에 투자하는 게 아닌 시장을 대표하는 지수를 따라가는 펀드) 등으로 시장 전체에 투자하게 되는데, 이는 개별 종목을 고를 여유나 능력이 부족한 경우의 대안이므로 기왕이면 이렇게 오랜 기간 마음 편하게 투자할 수 있는 곳이 좋을 것이다. 미국은 경제적으로나 지정학적으로나 가장 부강한 나라이며, 인간이 화폐를 사용하는 한 가장 마지막까지 높은 구매력을 유지할 수 있는 화폐는 달러화일 것이니 안정성이 높다.

 

다만 안정성이 높으면 그만큼 수익성은 포기해야 한다. 재무학에는 'Risdk drives return' 이라는 말이 있다. 투자자가 감당하는 위험이 큰 만큼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소형주 투자의 대가 랄프 웬저는 저서 <작지만 강한 기업에 투자하라>에서 얼룩말을 예시로 든다. 주변엔 이들을 먹잇감으로 노리는 사자도 있다. 얼룩말이 투자자고 풀이 수익이라고 가정해보자. 무리 한가운데에 있는 얼룩말은 동료들의 발굽에 채이거나 진흙이 잔뜩 묻은 풀을 뜯을 수 밖에 없다. 대신 사자의 공격에는 안전하다. 사자들이 무리 바깥쪽의 얼룩말 몇 마리를 사냥하고 나면 금세 배가 불러 안쪽까지 들어오지 안을 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위험도 낮고 수익도 별 볼 일 없는 상태다. 반대로 무리 바깥으로 나가면 누구도 건드리지 않은 싱싱한 풀을 신나게 먹을 수 있다. 그러나 사자들에게 공격받을 위험이 있다. 이 경우는 위험과 수익이 동시에 높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더 높은 수익은 개별 주식을 열심히 공부하고 위험을 감수하는 투자자의 몫이다. 미국과 같은 선진국보다 위험 자산으로 분류되는 신흥국 중에서 잘 골라 1년에서 3년 주기로 잘 트레이딩하는 것이 수익률이 높다. 코로나19 이후 언택트와 인공지능 전성시대를 거치며 계속 오르기만 하는 현재 나스닥 지수가 영원하리라고 가정하는 것은 무리다.

 

한국 주식시장이 적합한 사람들

 

한편 직접 기업을 골라 분석하려는 '완전히 초보는 아닌' 투자자들에게는 한국 시장을 권하고 싶다. 먼저, 종목을 발굴하는 빈도가 확연히 다를 것이다. 직접 투자하려면 머지않은 미래에 자신이 거주하는 나라 또는 전 세계 시장보다 높은 수익을 올리겠다는 의지가 필요하다. 개인적인 지론으로 수익률은 종목을 발굴한 순간 정해진다고 봐도 무방하다. 아주 좋은 기업이나 아주 싼 주식은 누가 봐도 그렇기 때문에 대단한 분석이나 가치 평가가 필요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에 사는 사람은 자신이 쓰는 물건이나 서비스, 보고 다니는 것, 주변인에게 듣는 모든 것이 투자 아이디어다. 아이디어의 절대량이 많으면 투자로 연결되는 빈도도 높다.

 

언어 장벽도 그렇다. 투자에 능숙해지기 위해서는 돈을 벌거나 잃는 경험, 투자한 기업이 외부 환경에 의해 변화를 겪는 경험, 투자한 기업이 생각보다 경영을 훨씬 더 잘 하거나 반대로 말만 번지르르하게 하고 주주들을 실망시키는 경험이 많이 쌓여야 한다. 해외 시장에 투자한다고 했을 때 부족한 외국어로 이러한 경험을 쌓으려면 쓰는 시간에 비해 축적되는 경험의 양이 적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본인의 투자관이 바로 설 때까지 한국 시장에서 성장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한국의 전자 공시 시스템도 투자자를 육성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금융감독원에 제시한 틀에 맞추어 작성하고 제출하다 보니 어느 곳에 어떤 정보가 있는지 찾기 쉽고 다른 회사와 비교하기도 좋다. 투자스타일에 따라 필요한 정보를 정리하는 엑셀 서식을 한 번 만들어 두면 익숙해질 때까지 활용할 수도 있다. 또한, 재무제표 주석을 들여다 보면 한국만큼 자세하게 적은 곳도 없다. 내공이 쌓이다 보면 복사 + 붙여넣기 하기 좋다는 이유로 많은 상장회사가 허울만 좋은 자료를 틀에 맞춰 제출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말이다. 상대적으로 미국 기업들은 양식이나 제공하는 정보의 종류는 각기 다를지라도 투자자가 궁금해할 법한 이야기를 깊은 속사정까지 얘기해준다는 차이점이 있따.

 

아직 공부 중인 투자자들에게 미국의 개별 기업을 적극적으로 권하지 않는 이유는 하나 더 있다. 미국은 정말 많은 기업이 여러 거래소에 상장되기 때문에 기관 투자자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서 개인 투자자가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는 기회가 많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한국거래소라면 상장 자체를 허락하지 않을 만큼 재무적으로 불안하거나 사업적으로 초기 단계인 기업들도 많다. 상장 기업은 나름대로 열심히 하지만 도산하게 되는, 한국에선 흔히 볼 수 없는 일들도 자주 일어난다.

 

뉴욕증권거래소나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기업의 경우 주가가 1달러 미만으로 30일 넘게 지속되면 상장 폐지가 되는 제도도 같은 의미로 두려움을 준다. 주식 가격의 하락에 베팅하기 위해 다른 주주의 주식을 빌려 대신 매도하는 공매도 전략도 활발하다. 이 때문에 긍정적으로 보면 주가가 오르든 내리든 다양한 국면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환경이자 주가가 기업의 본질 가치에 금세 수렴하는 효율적인 시장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초보 투자자는 산업의 장밋빛 미래 또는 기업의 감언이설에 속아 큰돈을 날리기 십상이기도 하다. 투자자 기만행위로 밝혀진 니콜라나, 최근 폭스바겐으로부터 거액의 투자를 유치해 기사회생하기는 했으나 테슬라에 밀려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리비안 역시 전기차라는 메가 트렌드와 기술 혁신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급락한 사례다.

 

그리고 한국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투자자에 주목할 필요도 있다. 외국인 입장에서 대한민국은 아직 생경한 국가다. K-Pop은 젊은이들의 문화고, K-푸드는 때때로 먹는 힙한 음식이다. 이곳까지 와서 한국 기업에 투자하는 외국인은 매우 큰 자금을 운용하는 기관 투자자거나, 높은 실력을 자랑하는 고수거나 둘 중 하나다. 이 중 아주 큰 손들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같은 대기업에 투자한다. 신흥 시장에 투자하고 싶지만 ETF에는 투자하기 어려운 경우 대형주를 투자함으로써 지수와 비슷한 효과를 노린다. 또는 반도체나 이차전지처럼 한국이 세게적으로 강점을 가진 업종에 투자하는 목적도 있다. 둘 다 개별 기업을 공부하고자 하는 투자자와는 거리가 멀다.

 

다만 간혹 이런 사례가 있다. 중소형주이거나 한국에서만 유명한 기업을 어느 이름 모를 외국 펀드가 가지고 있는 경우는 주목할 만하다. 예를 들어 체성분 분석기 분야의 세계 1위 기업인 인바디를 보자. 한국 사람들은 헬스장이나 건강검진을 할 때 흔히 볼 수 있기 때문에 아는 사람이 매우 많다. 체성분 분석기라는 명칭보다 '인바디' 라는 고유명사가 더 익숙하다. 하지만 외국인에게는 체성분 분석기가 생소하다. 비만 치료제를 팔아 수백조 원 규모의 회사가 된 일라이 릴리나 노보 노디스크처럼 먼 훗날 '비만' 이라고 하면 '인바디'를 말할 날도 올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인바디를 아는 사람을 주변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인바디가 있는 헤르장은 "저희 체성분 분석기 있어요" 라고 광고하거나 회원들에게 유로로 검사 서비스를 제공할 정도다.

 

이러한 회사에 외국인이 투자하고 있다면 십중팔구 종목 발굴이나 기업 분석에 일가견을 가진 펀드 매니저일 것이다. 실제로 관심이 있는 기업에 피델리티나 캐피탈 그룹같이 유명한 자산운용사가 아닌 외국 회사의 이름이 보이면 반드시 그 회사의 홈페이지를 접속해본다. 많은 경우 10조 원 미만이라는 작은(?) 운용 규모를 가지고 있지만 수십 년의 업계 경험을 갖추고 독특하면서도 굳건한 투자 철학 아래 투자하는 헤지 펀드다. 이들의 투자철학을 훑어보거나, 가능하다면 투자자를 위한 레터나 칼럼을 읽어 보는 것만으로 살아있는 투자 공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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