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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인도의 성장성

앗아뵤 2024. 10. 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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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는 다른 나라들에 비해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 빨리 고통을 겪고 집단 면역 또한 빨리 얻었다. 2023년에는 인도 주식시장의 대표지수인 뭄바이 거래소의 센섹스 지수가 19% 상승하며 전 세계 순위권을 기록하기도 했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성장성에 목말라할 때 중국의 대안으로 부상한 것도 인도다. 골드만삭스에서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의 신흥 경제 대국을 묶어 브릭스라는 용어로 이름 붙인 이후 신흥 경제 시장은 계속되는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인도는 영토와 인구가 거대하면서도 아직 1인당 국내총생산(GDP)가 3000달러에 못 미치는 신흥국이다. 투자자들은 저렴하고 풍부한 노동력을 잘 이용하면 생산 비용을 낮추고자 하는 다국적 기업과 협력해 꾸준한 경제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 통계 전문 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인도의 2023년 국내총생산 성장률은 7.8%였는데, 이는 중국의 5.2%를 훨씬 뛰어넘는다. 참고로 한국은 1.4%를 기록했다. 국내총생산이 한 나라의 매출액이라고 가정하고 주요 산업군과 그 산업의 업황이 변함없다고 가정한다면, 국내총샌상 성장률은 그 나라의 이익 성장과 같다. 또 장기적으로 이익과 주가가 동행한다고 보면 국내총생산 성장률은 국가의 주가지수 상승률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인도 주식시장이 매력적인 이유다.

 

그러나 아직 중국의 사례와 완전히 같다고 믿기는 어렵다. 인도 경제가 계속 높은 성장세를 보일 수 있는가에 대한 근원적 물음 때문이다. 인도와 중국이 가장 다른 것은 그들의 사회 구조에 있다. 인도는 힌디어와 영어를 포함해 헌법상 22개의 공용어를 쓴다. 2011년 인도정부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제1화자 기준 5000만 명 이상이 사용하는 언어만 7개다. 중국도 방언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지만 나라가 지정한 표준어는 만다린 하나다. 이것은 정치 제도와 관련이 있는데 인도는 28개 주와 9개 직할지로 이루어진 연방제 국가다. 사실상 여러 민족과 나라가 한데 엉켜 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중국은 공산당의 일당 독재 체제다. 정치적으로 사회주의는 유지하되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를 받아들여 중국 인민을 윤택하게 살게 했다. 시진핑 정부가 홍콩의 우산 혁명을 물리적으로 해산시키고 알리바바 창업자 마 윈을 억압하기 전까지 그랬다.

 

외국에서 공부한 중국의 인재들이 훨씬 나쁜 조건에도 불구하고 본국으로 돌아오는 반면 인도 청년들은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 같은 미국의 빅테크 수장을 꿈꿀 수 있다는 점도 두 나라의 차이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중국 사람들은 설령 나중에 국가에 헌납할지언정 선진 문물을 모방해 자국에서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를 창업했다. 사회 윤리적인 논의나 중국 경제의 향후 전망을 빼고 생각한다면 다양성을 존중하는 인도의 경제가 오랜기간 문제 없이 성장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 남는다.

 

(인도의 핵심 인재가 외국으로 빠져나간다는 뜻?)

 

2024년 6월 인도의 총선이 끝난 직후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국민민주연맹의 의석이 예상과 목표치를 크게 밑돌자 증시가 하루 만에 5.9% 떨어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가 주도의 제조업 중흥 및 인프라 투자를 추구하는 인도정부의 동력이 떨어지고 민심을 잡기 위한 복지 재정 지출을 확대할 것이라는 우려가 생긴 것이다.

 

환율도 고려해야 한다. 인도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센섹스 지수는 약 30년간 24배 가까이 올랐다. 연평균 11%라는 엄청난 수치다. 그러나 30년 전 30루피로 교환할 수 있던 1달러는 지금 80루피를 넘게 가지고 있어야 바꿀 수 있다. 루피화의 가치가 거의 3분의 1로 토막이 난 것이다. 미국 사람이 비슷한 시기에 인도 주식시장에 투자했다면 수익률은 2300%가 아니라 800%에 불과했을 것이다. 물론 800%도 매우 높은 수치긴 하지만 말이다. 인도뿐만 아니라 팽창하는 신흥국 경제는 보통 물가상승을 동반한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화폐 가치가 미국 달러화 같은 기축 통화와 비교해서 평가 절하되는 경향을 보이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현재는 한국 증권사를 통해 인도 주식을 직접 거래할 수 없다. ETF를 비롯한 펀드 투자와 DR(Depositary Receipt)이라고 부르는 주식예탁증서 투자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중 미국 금융기관에 예탁된 것을 ADR(American Depositary Receipt)라고 하는데 더퍼블릭자산운용도 이를 통해 인도 기업에 투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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