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에 투자하는 법

신흥국에 투자할 때 승률을 높이는 전략 중 하나가 시차를 두고 선진국의 생활양식을 따라간다고 믿는 것인데 우리는 이거을 '타임머신형' 투자라고 부른다.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강남의 아파트를 살텐데', '이 기억을 가지고 과거로 가면 엔비디아에 몰빵해야지' 하는 농담을 심심치 않게 하는데 해외로 눈을 돌리면 이 희망이 현실로 이루어진다. 한국보다 잘 사는 나라를 보고 나서 한국의 발전에 걸어볼 수 있고, 한국의 경험을 바탕으로 신흥국 유망 산업에 투자할 수도 있다.

 

글로벌 경제 데이터 업체 CEIC는 1인당 국민 소득이 4000달러를 넘으면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한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내가 몸 담은 더퍼블릭자산운용에서는 인도 사람들의 살림살이가 나아질수록 일상에서 벗어나 여행을 다닐 것이라고 생각했다. 인도의 국민 소득은 증가하고 있었고 그중 이미 국내, 해외여행 예약을 독점하다시피 하는 기업이 메이크마이트립 이었다. 메이크마이트립은 원래 인도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국내선 버스와 기차 예약을 주된 사업으로 했으나, 저차 국내외 항공권과 숙박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었다. 인터넷 플랫폼 사업은 한번 이용자들을 모으면 그 이용자들을 고객으로 유치하기 위해 공급자나 판매자도 몰리게 된다. 다시 여행객 입장에서는 많은 항공권과 호텔을 비교할 수 있는 곳에 몰리게 되는 선순환이 발생하는데 이것을 네트워크 효과라고 한다. 네트워크 효과는 한번 구축하면 계속 단단해져서 경쟁자가 생겨도 깨뜨리기 어렵다. 미국의 아마존이나 한국의 쿠팡 등 전자 상거래,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같은 소셜 미디어가 그렇다. 그래서 메이크마이트립의 미래가 확실하게 보였다.

 

선진국의 생활양식을 따라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무엇보다 신흥국 투자는 속사정까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구가 많은 나라라고 해서 다 잘사는 것이 아닌 것처럼,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신흥국은 그만큼 공부해야 투자 성과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