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

월가의 영웅이 들려주는 이야기

앗아뵤 2024. 10. 3.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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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판 서문

 

나는 개인투자자들에게 기본정보를 제공하고 투자를 격려하고자 이 책을 썼다.

그런데 이 책이 30쇄를 거치면서 100만 부 넘게 팔릴 줄 누가 알았겠는가? 초판이 발간되고 11년 뒤 이 개정판이 나왔지만, 내가 피델리티 마젤란 펀드에서 좋은 실적을 올리게 해준 동일한 원리가 오늘날의 주식투자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나는 확신한다.

 

1090년 <월가의 영웅(One Up On Wall Street)>이 서점에 나오고 나서 오랜 세월이 흘렀따. 나는 1990년 5월 마젤란 펀드를 떠났는데, 전문가들은 기막힌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내가 적절한 시점에 떠난다고 축하해주었다. 대형 강세장이 붕괴하기 직전이었기 때문이다. 한동안은 비관주의자들이 똑똑해 보였다. 미국의 주요 은행들이 지급불능 상태에 빠져 몇몇운 도산하고 말았따. 초가을이 되자 이라크에 전운이 감돌았다. 주식이 근래에 보기 드물게 최악으로 폭락했다. 그 뒤 곧 전쟁이 승리로 끝났고 은행 시스템이 회복되었으며, 주식도 반등했다.

 

사실은 반등 정도가 아니었다! 다우지수가 1990년 10월 이후 4배 이상 올라서 2,400 수준에서 1만 1,000을 훌쩍 넘어섰다. 20세기 들어 주식시장에 최고의 10년 이었다. 미국 가구의 거의 50%가 주식이나 펀드를 보유했는데, 이는 1989년보다 32% 증가한 것이다. 시장 전체로 25조 달러에 이르는 새로운 부가 창출되었고, 모든 도시와 마을에 그 영향이 드러났다. 이런 상태가 이어진다면, 누군가 '이웃집 억만장자'라는 책도 쓸 법하다.

 

4조 달러가 넘는 신규 자산이 펀드에 투자되었는데, 1989년에는 2,750억 달러였다. 나는 펀드매니저였으므로, 펀드의 대성공은 내게 좋은 일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마추어 투자자들의 주식투자 실적이 부진했다는 뜻도 된다. 만일 이런 대형 강세장에서 이들이 직접 투자로 좋은 실적을 올렸다면, 이렇게 대규모가 펀드로 옮겨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마도 이 책에 담긴 정보가 길을 잃은 투자자들에게 더 수익성 높은 길로 안내할 것이다.

 

마젤란 펀드에서 물러난 후, 나는 개인투자자가 되었다. 나는 자선사업으로, 신앙이 다양한 빈민가 아이들을 보스턴 가톨릭 학교에 보낼 장학금을 모금하고 있다. 그리고 피델리티에서 비상근으로 펀드 이사 업무를 담당하면서, 젊은 애널리스트(다양한 산업과 기업을 조사하는 사람) 양성과 자문을 맡고 있다. 최근 내 여가가 적어도 30배쯤 늘어났기 때문에 나는 가족과 함께 집과 해외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이제 내 이야기는 충분히 했다. 우리가 좋아하는 주제인 주식으로 돌아가자. 1982년 8월에 시작된 강세장에서 주가가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이 상승하여 다우지수가 15배가 되었다. 린치의 표현을 쓰면 이것은 '15루타'가 된다. 나는 다양한 성공기업들 가운데서 15루타 졷목을 발굴하는 데는 익숙하지만, 시장 전체가 15루타라면 이것은 기절초풍할 보상이다. 한번 생각해보자. 1929년 고가에서 1982년까지 다우지수는 겨우 4루타였다. 반세기 동안 248에서 1,046으로 올랐을 뿐이다! 이후 주가가 오를 때는 더 빨리 올랐다. 다우지수가 2,500에서 5,000으로 두 배가 되는 데 8.3년이 걸렸고 5,000에서 1만으로 두 배가 되는 데는 겨우 3.5년 걸렸다. 1995~1999년에는 20% 넘게 상승하는 해가 유례없이 5년이나 이어졌다. 전에는 20% 넘게 상승한 해가  3년 이상 이어진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월스트리트에 대형 강세장이 진행되자, 시장을 믿었던 사람들은 보상을 받았고, 회의적인 사람들은 어리둥절했다. 하지만 내가 처음으로 마젤란 펀드 운용을 맡았던 1970년대 초의 침체장에서는 양쪽 모두 이런 강세장이 오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 했다. 시장이 저가에 이르렀을 때 사기가 꺾인 투자자들은 약세장이 영원하지 않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했다. 인내심 있는 투자자들은 다우지수가 1960년대 말에 도달했던 수준을 회복하기까지 15년 동안 주식과 펀드를 게속 붙들고 있었다. 오늘날에는 강세장이 영원하지 않으며, 시장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 때나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이 책의 20장에서 나는 184년 AT&T(미국 전화전신 회사로 출발한 복합 지주회사)의 기업분할(모회사가 주주에게 자회사 주식을 분배하면서 새 회사를 분리 독립시키는 행위)이 이 시대 주식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오늘날에는 인터넷이 그렇다. 하지만 인터넷은 지금까지 내 곁을 그냥 지나쳤다. 나는 예나 지금이나 기술 공포증에 시달리고 있다. 내 경험으로는 최신 유행을 따르지 않아도 투자에 성공할 수 있다. 사실 워런 버핏을 포함해서 대부분 위대한 투자가들은 기술 공포증이 있다. 이들은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주식은 보유하지 않는데, 나 역시 그렇다.

{현재는 AI가 그런데 AI관련기업에 투자하지 않아도 많은 돈을 벌 수 있을까? 코카콜라를 보면 힌트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100년 동안 아주 큰 혁신은 없었지만 여전히 생존한 기업이고 주가도 우상향을 그리고 있다. 앞으로도 그럴까?}

나는 던킨 도너츠와 크라이슬러를 이해하기 때문에 내 포트폴리오에 편입시켰다. 나는 은행, 저축대부조합, 그 친척뻘 되는 패니메이(Fannie Mae)는 이해한다. 그러나 웹은 모른다. 나는 웹으로 검색해본 적도 없고, 채팅해본 적도 없다. 아내나 자녀와 같은 전문가의 도움이 없으면, 나는 웹을 찾지도 못한다.

 

1997년 추수감사절 휴일에, 나는 뉴욕에서 웹에 능숙한 친구와 에그노그(달걀에 설탕, 우유 따위를 넣은 음료)를 함께 먹었다. 친구에게 나는 아내 캐럴린이 미스터리 소설가 도로시 세이어즈(Dorothy Sayers)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친구가 근처 컴퓨터 앞에 앉아 몇 번 클릭하니 세이어즈의 저서 목록이 나왔고, 독자 리뷰와 함께 별 한 개에서 다섯 개까지 등급도 매겨져 있었다.(서점 웹사이트에서는 저자도 펀드매니저처럼 등급이 매겨진다) 나는 캐럴린에게 선물할 세이어즈 책 네 권을 구입했고, 선물 포장을 선택했으며, 우리 집 주소를 입력했고, 내 크리스마스 선물 목록 하나에 완료 표시를 했다. 이렇게 해서 나는 처음으로 아마존닷컴을 점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다른 전문가들보다 훨씬 앞서서, 내가 먹어보거나 쇼핑하는 방법으로 최고의 주식들을 발굴한 이야기가 나온다. 아마존은 교외의 쇼핑몰 공간이 아니라 사이버 공간에 존재했으므로, 나는 아마존을 무시했다. 아마존은 내가 이해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 사업은 세탁소만큼이나 이해하기 쉬웠다. 또한 1997년에 아마존은 전망에 비해 합리적인 가격 수준이었고, 자금상태도 양호했다. 그러나 나는 이런 새로운 형태에서 기회를 발견할 만큼 사고가 유연하지 못했다. 내가 마음먹고 조사했다면, 이런 유형의 쇼핑에 존재하는 거대한 시장과 아마존의 시장 확보능력을 발견했을 것이다. 애석하게도 나는 조사하지 않았다. 그동안 아마존은 1998년 한 해에만 10배로 뛰어 '10루타 종목'이 되었다.

 

아마존은 기적적인 상승실적을 기록한 500대 '닷컴' 종목에 충분히 포함된다. 첨단기술주와 닷컴 종목들의 경우, 스티븐 킹(Stephen King)이 스릴러 한 편을 쓰기도 전에 새로 공개한 주식이 열 배로 뛰는 일도 드물지 않다. 이런 투자에는 인내심도 그다지 필요 없다. 인터넷이 등장하기 전에는 기업들이 꾸준히 성장해서 수십억 달러 규모의 대기업이 되어야 했다. 이제는 기업이 이익을 내기 전에도, 심지어 매출이 발생하기 전에도, 수십억 달러짜리 대기업이 될 수 있다. 미스터 마켓(Mr. Maket [주식시장을 가리키는 가상적 인물])은 갓 태어난 웹사이트가 지난 세대의 월마트나 홈디포와 같은 방식으로 실물세계에서 실적을 입증할 때까지 가디리지 않는다.

 

이제는 인기 높은 인터넷 주식에 대해 기본을 따지는 일 자체가 구식이다.(구식이라는 말 자체가 구식이고 이런 말을 쓴다는 점에서 나 역시 구식이다.) 단지 닷컴의 겉모습과 그 뒤에 숨은 흥미로운 개념만 보고도, 오늘날의 낙관주의자들은 수십 년의 성장과 번영에 해당하는 가격을 기꺼이 먼저 지불한다. 그러면 후속 매수자들이 미래지향적 '펀더멘털(fundamental: 기본 지표)'을 바탕으로 더 높은 가격에 주식을 매수하며, 이런 주가 상승으로 미래가치는 더욱 높아진다.

 

실리콘밸리(Silicon Valley: 샌프란시스코 근교 첨단산업단지)에서 마세라티(Maserati: 이탈리아의 고급 스포츠카)가 많이 팔리는 것을 보면, 기업을 공개하는 닷컴기업 경영자들과 일찌감치 매수해서 적절한 시점에 팔고 나오는 투자자들은 엄청난 돈을 버는 듯하다. 하지만 나는 닷컴 종목이 잔뜩 오른 뒤 매수하는 사람들에게 경고 한마디 하려고 한다. (실현이 안 될지도 모르는)이익이 장기간 고성장을 거듭하는 것으로 이미 주가에 반영되었는데도, 닷컴 주식을 매수하는 것이 과연 합당한가? 내 질문 방식에서 당신도 이미 파악했겠지만, 내 답은 "아니오."다. 이런 신규 종목 중에는 거래 첫날 2배, 3배, 심지어 4배로 뛰는 종목도 많다. 주식중개인이 이런 종목을 공모가로 상당 물량을 확보해주지 못한다면, 투자자는 이익을 얻기가 힘들다.(그러나 인터넷 공모는 '슈퍼볼{super bowl: 프로 미식축구의 챔피언 결정전}' 입장권보다도 경쟁이 치열하므로, 가망이 거의 없다.) 닷컴 종목들은 개장 몇 시간 만에 고가에 도달할 것이므로, 아마 투자자들은 한 푼도 벌지 못할 것이다.

 

당신이 닷컴 축제에서 소외되었다는 느낌이 든다면, 닷컴 투자자둘 가운데 상승폭을 전부 차지한 사람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상기하라. 대부분 투자자가 접근하기도 힘든 공모가를 기준으로 수익률을 측정한다면, 이는 투자자를 오도하는 것이다. 주식을 어느 정도 배정받은 사람들은 단지 운이 좋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즉시 만족을 주는 투자방식이 주위에 널려있는데도, 나는 여전히 낡은 방식으로 투자하고 있다. 나는 구식 펀더멘털에 따라 실적이 나오는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즉, 신규시장에 진입하고, 이익이 증가하며, 이에 따라 주가가 오르는 성공적인 기업들을 보유하고 있다. 아니면 결함이 있지만 회생하고 있는 회사를 보유한다. 린치 포트폴리오의 전형적인 대박 종목들은(지금도 여전히 잘못 골라서 손실 입는 종목이 있다!) 실력을 발휘하는 데 대개 3~10년 이상 걸린다.

 

닷컴기업들은 이익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표준적인 PER 척도로는 대부분 평가할 수가 없다. 다시 말해서, PER에서 이익에 해당하는 'E'가 없다. PER이 없으면 투자자들은 어디에나 나타나는 유일한 데이터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주가다! 내가 보기에, 주가는 유용성이 가장 낮은 정보인데도, 사람들이 가장 많이 추적하는 정보다. 1989년 <월가의 영웅>이 발간될 때만 해도, 파이낸셜 뉴스 네트워크 채널의 화면 하단에만 시세 테이프가 지나갔다. 요즘에는 다양한 채널에서 시세 테이프를 볼 수 있으며, 일부 채널에서는 조그마한 박스에 다우, S&P500 등을 보여주기도 한다. 시청자들은 채널을 돌리다 보면 자연스럽게 종가를 알게 된다. 인기 포털사이트에 들어가면, 우리는 클릭 몇 번으로 개인화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여 모든 보유종목에 대해 직전의 움직임까지 파악할 수 있다. 아니면 무료전화, 무선호출기, 음성메일로도 주가를 알 수 있다.

 

이렇게 쏟아지는 주가 정보는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한다. 내가 좋아하는 인터넷 회사가 30달러에 거래되고, 당신 종목이 10달러에 거래된다면, 가격에만 관심을 집중하는 사람들은 내 종목이 당신 종목보다 낫다고 말할 것이다. 이런 생각은 위험한 착각이다. 오늘이나 다음 주 미스터 마켓이 지불하는 가격을 보아서는 정보고속도로 시대에 2~3년 뒤 어느 회사가 성공할지 알 수가 없다. 만일 한 가지 데이터만 추적해야 한다면, 이익을 추적하라. 그 회사에 이익이 있다면 말이다. 이 책에서 보겠지만, 나는 이익이 조만간 주식투자의 성패를 결정한다고 믿는다. 오늘, 내일, 다음 주에 주가를 자꾸 들여다보아도 정신만 산란해질 뿐이다.

 

인터넷은 세상을 바꾼 첫 번째 혁신이 절대 아니다. 철도, 전화, 자동차, 비행기, TV 모두 인류의 전반적인 생활, 아니면 적어도 세계 인구 상위 1/4에 혁명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할 수 있다. 이런 새로운 산업이 새로운 기업들을 낳았지만, 오로지 몇 개만 생존하여 그 분야를 지배했다. 인터넷에도 똑같은 일이 일어날 것이다. 맥도날드가 햄버거 시장을 차지하고, 슐룸베르거가 유전 서비스 시장을 지배한 것처럼, 한두 개 거대기업이 이 분야를 장악할 것이다. 성공하는 회사의 주주들은 부자가 되겠지만, 성공하지 못한 회사의 주주들은 돈을 잃을 것이다. 물론 당신이 솜씨 좋게 선택하는 종목이 연 10억 달러를 버는 거대기업으로 성장할 수도 있다.

 

전혁적인 닷컴기업들은 아직 이익이 없지만, 간단하게 분석해보면 어떤 회사가 장차 얼마를 벌어야 현재의 주가가 지탱되는지 대충 파악할 수 있다. 닷컴이라는 기업이 있다고 가정하자. 먼저 유통주식수에 현재주가를 곱해서 '시가총액'을 구한다. 1억 주에 100달러를 곱하면 100억 달러가 나오는데, 이것이 닷컴의 시가총액이다.

 

언제 어느 회사에 투자하든지, 우리는 그 회사의 시가총액이 증가하기를 바란다, 다른 투자자가 더 높은 가격에 주식을 매주하면 시가총액이 증가하고, 우리의 투자는 가치가 올라간다. 따라서 닷컴이 10루타 ㅏ종목이 되기에 앞서서, 시가총액이 100억 달러에서 1,000억 달러로 열 배 증가해야 한다. 일단 목표 시가총액을 설정한 다음에는 이렇게 자신에게 물어야 한다. "닷컴이 1,000억 달러의 가치를 지탱하려면 얼마나 벌어야 하는가?" 대략 답을 구하려면, 고성장주의 일반적인 PER을 적용하면 된다. 요즘처럼 분위기가 고조된 시장에서는 이익의 40배라고 가정하자.

 

여기서 잠시 여담을 하겠다. 10장에서 나는 맥도날드의 사례를 들면서, 아무리 훌륭한 회사라도 너무 비싸게 사면 위험한 투자가 된다고 언급했다. 1972년 맥도날드는 주가가 무려 이익의 50배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이렇게 '과도한 기대'를 충족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주가는 75달러에서 25달러로 떨어졌고, '더 현실적인 수준'인 이익의 13배가 되어 훌륭한 매수 기회를 만들어주었다. 이어서 로스 페로의 일렉트로닉 데이터 시스템스에 사람들이 자그마치 이익의 500배를 지불했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이익의 500배라면, 이익이 일정할 경우 EDS에 투자해서 초기 투자금액을 회수하려면 500년이 걸린다. 인터넷 덕분에 이제는 이익의 500배도 충격적인 수준이 아니고, 앞의 예에서 가정한 닷컴의 40배나 50배도 놀라운 수준이 아니다.

 

어쨋든 1,000억짜리 기업이 되려면 닷컴은 결국 연 25억 달러를 벌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1999년에 25억 달러 넘게 번 미국기업은 33개에 불과하므로, 닷컴기업도 이만큼 벌려면 마이크로소프트처럼 크게 성공한 기업이 되어야 한다.

 

그래도 인터넷에 대한 논의는 긍정적으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무리한 희망을 안고 과도한 시가총액에 매수하지 않고서도 인터넷 트렌드에 편승하는 방법이 세가지 있다.

 

첫째는 유서 깊은 '곡괭이와 삽' 전략이다. 골드러시 기간에 금을 캐려던 사람들은 대부분 돈을 잃었지만, 이들에게 곡괭이, 삽, 텐트, 청바지를 팔았던 사람들은 멋지게 이익을 냈다. 오늘날 우리는 인터넷 사용량 증가로부터 간접덕으로 이득을 얻는 비인터넷기업을 찾을 수 있다.(택배업이 확실한 예다) 아니면 인터넷 가동과 관련된 스위치  및 장치 제조업체에 투자할 수도 있다.

 

(지금은 AI가 곡괭이와 삽이라고 불리는데 이게 정말 그런가? 빌 게이츠도 AI는 인터넷 이후 최고의 기술개발이라고는 하는데 난 아직 잘 모르겠다.)

 

둘째는 이른바 '공짜 인터넷주'다. 이는 실제로 이익이 발생하고 주가도 합리적인 비인터넷 기업에 인터넷 사업이 섞여 있는 경우를 말한다. 당신이 스스로 찾을 수 있으므로, 회사 이름을 열거하지는 않겠다. 그러나 내 눈에는 흥미를 돋우는 공짜주가 여럿 보인다. 대개 이런 상황에서 회사 전체는 예컨데 현재 시장에서 8억 달러롤 평가받지만,  풋내기 인터넷 사업은 성과가 입증되기 전인데도 10억 달러로 평가받는다. 만일 인터넷 사업이 기대를 충족시킨다면, 투자자들은 커다란 보상을 받을 것이다. 회사의 인터넷 사업부가 기업분할 되어 독립된 주식으로 거래도리 것이다. 만일 실패하더라도, 인터넷 사업은 회사의 정규 사업에 부가된 일부이므로 투자자의 손실은 제한적일 것이다.

 

셋째는 인터넷으로부터 간접적으로 이득을 얻는 기업에 투자하는 방법이다. 인터넷을 이용해서 원가를 절감하고, 운영을 간소화하며, 더욱 효율성이 높아지고, 따라서 수익성이 높아지는 재래식 소매기업에 투자하라. 한 세대 전, 스캐너가 슈퍼마켓에 설치되었다. 덕분에 좀도둑이 감소하고 재고관리가 더 쉬워지면서 슈퍼마켓 체인은 엄청난 혜택을 입게 되었다.

 

더 나아가 인터넷과 그 주변 기업들 가운데서 대규모 성공사례가 나올지 모르지만, 지금 시점에서 보면 기대만 크고 주가는 비효율적이다. 오늘날 5억 달러짜리 기업은 성공하는 반면, 100억 달러짜리 기업은 서푼짜리가 될지도 모른다. 기대가 현실로 바뀜에 따라 ,승자가 되는 주식은 오늘보다 내일 더 분명해질 것이다. 이런 모습을 보는 투자자들은 자신의 강점을 활용해서 시간을 갖고 대응할 수 있다.

 

내가 간과했던 100루타 종목 마이크로소프트 이야기로 돌아가자. 시스코 및 인텔과 함께 이 첨단기술의 거함은 거의 처음부터 폭발적인 이익을 기록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986년 주당 15센트에 기업을 공개했다. 3년 뒤에도 우리는 1달러 밑에서 매수할 수 있었으며 여기서부터 80배가 올랐다.(이 주식은 여러번 '주식분할'을 했으므로, 기업을 공개할 때 실제로 15센트에 거래된 것은 아니다.) 미주리주 사람들의 '증거를 보이시오' 방식으로,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95로 성공하는 모습을 확인한 다음 매수했더라도, 우리는 여전히 투자금액의 7배를 벌었다. 우리는 프로그래머가 아니라도 마이크로소프트가 어디에나 설치된 모숩을 볼 수 있다. 애플컴퓨터를 제외하면, 새 컴퓨터는 모두 마이크로소프트 운영체계와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를 탑재하고 출시된다. 애플은 매력을 잃고 있다. 윈도우를 사용하는 컴퓨터가 많아질수록, 소프트웨어 전문가들은 애플 대신 윈도우 프로그램을 더 많이 짰다. 애플은 이제 궁지에 몰렸으며, 매출액이 시장의 7~10%에 불과하다.

 

그동안 마이크로소프트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컴퓨터 제조업체들(델, 휴렛 팩커드, 컴팩, IBM 등)은 매출을 늘리기 위해서 격렬한 가격전쟁을 시작했다. 이 끊임없는 접전 때문에 컴퓨터 제조업체들은 이익이 줄어들었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아무 영향도 받지 않았다. 빌 게이츠의 회사는 컴퓨터를 만든 것이 아니라 컴퓨터를 움직이는 '연료'를 팔았기 때문이다.

 

시스코 역시 대박 종목이었다. 이 주식은 1990년 기업을 공개한 이후 480배 올랐다. 나는 일상적인 이유로 이 놀라운 종목을 간과했지만, 틀림없이 많은 사람이 이종목으 발견했을 것이다. 많은 기업이 시스코 제품을 이용해서 자사의 컴퓨터를 네트워크에 연결했다. 이어 대학들도 시스코 제품을 이용해서 기숙사에 네트워크를 설치했다. 학생, 교수, 방문한 부모들이 이러한 진행 과정을 보았을 것이다. 아마 이들 가운데 일부는 집에 가서 조사한 다음 시스코 주식을 샀을지도 모른다.

 

나는 이 책의 주요 주제를 설명하려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시스코를 최근 사례로 언급하였다. 아마추어 투자자들은 직장, 쇼핑몰, 세차장 식당, 그밖에 유망한 새 기업이 등장하는 곳 어디든지 관심을 기울이면, 내일의 대박 종목을 발굴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어나가면 명확하게 이해될 것이다.

 

입담이 좋기로 유명한 농구선수 찰스 버클리는 사람들이 자신의 자서전을 잘못 인용한다고 불평한 적이 있다. 사람들이 이 책에서 잘못 인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 가지 핵심을 오해하고 있다. 다음 내용을 유의하기 바란다.

 

나 피터 린치는 당신이 어떤 상점에서 쇼핑을 즐긴다는 이유로 그 상점 주식을 사라고 권하지도 않고, 당신이 좋아하는 제품을 만든다고 그 제조업체의 주식을 사라고 권하지도 않으며, 음식이 맛있따고 그 식당 주식을 사라고 권하지도 않는다. 상점, 제품, 식당이 마음에 든다면 당신이 흥미를 느낄만한 좋은 이유가 되므로, 조사목록에 올려놓으라.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주식을 매수할 이유가 되지 못한다! 회사의 이익 전망, 재무상태, 경쟁상황, 확장계획 등을 조사하기 전에는 절대로 투자하지 말라.

 

소매기업에 투자한다면, 분석할 핵심 요소 또 하나는 이 회사가 확장의 마지막 단계, 즉 야구로 치면 종반전에 접근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일이다. 라디오셱이나 토이저러스가 전국의 90%에 점포망을 구축했다면, 전국의 10%에 점포망을 갖췄을 때와는 전망이 확연히 다르다. 우리는 회사의 미래 성장이 어디에서 오는지, 그리고 성장 속도가 언제 늦춰질 것인지 추적해야 한다.


전형적인 아마추어 투자자가 전형적인 펀드자키보다 유리하다는 나의 신념은 아직도 변함이 없다. 1989년에는 전문가들이 더 좋은 정볼르 더 빨리 입수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격차가 좁혀졌따. 10년 전 아마추어 투자자들은 회사에 관한 정보를 세 가지 방법으로 입수했다. 첫째, 회사로부터 직접 입수했고, 둘째, <밸류라인>이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조사 자료에서 얻었으며, 셋째, 거래 증권사의 애널리스트가 작성한 보고서에서 얻었다. 본사에서 이런 보고서를 우편으로 보내주기도 했지만, 정보가 도착하는 데 며칠이 걸렸다.

 

오늘날에는 수많은 애널리스트의 보고서가 온라인으로 제공되며, 어떤 브라우저를 쓰든지 마음대로 불러서 볼 수 있다. 관심 기업에 대한 민감한 뉴스는 자동으로 이메일로 들어온다. 내부자가 주식을 사는지 파는지, 증권사에서 회사 등급을 올렸는지 내렸는지 즉시 알 수 있다. 우리는 맞춤형 화면을 구성해서 특정 속성을 지닌 종목들을 찾아낼 수도 있다. 온갖 종ㄹ유의 펀드 실적을 추적하고, 비교하며, 펀드의 10대 보유종목을 확인할 수도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과 <배런스> 인터넷판에 들어있는 '요약 자료'를 클릭하면, 거의 모든 상장회사에 대한 약식 평가를 즉시 볼 수 있다. 여기에 다양한 정보가 있으며, 이 회사를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들이 평가한 등급도 볼 수 있다.

 

또한 인터넷 덕분에 1975년에 기관투자자의 주식거래 비용이 줄어든 것처럼, 소액투자자들이 주식매매에 지불하는 비용도 극적으로 줄어들었다. 온라인 트레이딩 때문에 전통적인 증권회사들은 계속 수수료 인하 압력을 받았으며, 이는 20년 전 할인증권사가 탄생하면서 시작된 수수료 인하 추세가 이어진 것이다.

 

당신은 내가 마젤란을 떠난 이후 투자습관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궁금할 것이다. 나는 이제 수천 개 종목이 아니라 50개 종목만 추적한다.(나는 다양한 재단과 자선단체의 투자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종목 선정은 소속 펀드매니저들이 하고 있다) 유행을 좇는 투자자들은 린치의 포트폴리오가 뉴잉글랜드 골동품협회 소속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내 포트폴리오는 저축대부조합이 저평가되었을 때 헐값에 매수한 주식이 들어있다. 이 주식은 엄청나게 올랐지만, 나는 아직도 일부를 보유하고 있다.(장기간 상승한 종목을 매각하면 대급의 20%를 세금으로 내야 하므로, 국세청 주도 약세장을 맞이하게 된다) 나는 1980년대부터 보유한 성장주도 여럿 있으며, 1970년대부터 보유한 종목도 몇 개 있따. 이런 기업들은 계속 번창하고 있지만, 주가는 여전히 낮아 보인다. 그 밖에 나는 매수한 가격보다 훨씬 내려간 고물 주식들도 아직 잔뜩 붙들고 있다. 나는 완고하거나 향수에 젖어서 이런 실망스러운 주식드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모두 재무상태가 건전하고 회사가 나아진다는 근거가 있어서 보유하고 있다.

 

내 고물 주식들을 보면 한 가지 중요한 원칙이 떠오른다. 우리는 투자하는 모든 종목에서 돈을 벌 필요가 없다는 원칙이다. 내 경험으로는 포트폴리오의 열 종목 가운데 여섯 종목이 오르면 만족스러운 실적을 올릴 수 있다. 왜 그럴까? 우리가 입는 손실은 투자한 금액으로 한정되지만(주가는 마이너스 100%로 내려갈 수가 없다), 이익은 상한선이 없기 때문이다. 고물 주식에 1,000달러 투자하면, 몇 년에 걸쳐 1만 달러, 1만 5,000달러, 2만 달러, 그 이상을 벌 수 있다. 대박 종목 몇 개만 있으면 평생의 투자에서 성공할 수 있다. 여기서 나온 이익으로 신총치 않은 종목에서 입은 손실을 모두 메우고도 남기 때문이다.

 

내가 보유하지는 않았지만 이 책에서 언급한 두 종목인 베들레헴 철강과 제너럴 일렉트릭에 대해서 최근 정보를 전하겠다. 둘 다 우리에게 유용한 교훈을 준다. 나는 늙어가는 우량주 베들레헴 철강이 1960년 이래 계속 쇠퇴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유명한 늙은 기업은 취약한 신생기업만큼이나 투자자에게 수익을 주지 못하는 듯하다. 베들레헴 철강은 한때 미국의 힘을 세계에 과시하던 상징이었으나, 이제는 계속 실망만 안기고 있다. 1958년에는 60달러였으나 1989년이 되자 17달러로 떨어져서, 싸다고 매수한 싸구려 사냥꾼은 물론 충성스러운 주주들까지 응징했다. 1989년부터 주가는 또 한 차례 떨어져서 17달러에서 낮은 한 자릿수로 내려앉았으니, 싼 주식도 언제든지 더 싸질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언젠가 베들레헴 철강이 다시 오를지도 모른다. 그러나 오른다고 가정한다면, 그것은 소망이지 투자가 아니다.

 

나는 전국 TV쇼에서 GE를 추천했지만(이후 10루타 종목이 되었다), 책에서는 회사의 거대한 규모(시가총액 390억 달러, 연 이익 30억 달러) 때문에 이익이 빠르게 증가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훌륭한 사업을 하는 이 회사는 실제로 주주들에게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높은 수익을 안겨주었다. 잭 웰치의 빈틈없는 리더십 아래 온갖 난관을 무릅쓰면서, 이 거대기업은 수익성 높은 민첩한 기업들로 분할되었다. 최근 은퇴를 발표한 잭 웰치는 GE의 수많은 사업부가 정상의 실적을 올리도록 이끌었으며, 잉여자금으로는 신규 사업을 인수하고 자사주를 매입했다. GE가 1990년대에 거둔 성공을 보면, 기업의 스토리를 추적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따.

 

자사주 매입으로 시장에 또 하나의 중대한 변화가 일어났다. 배당이 멸종 위기의 생물이 된 것이다. 나는 13장에서 배당의 중요성을 이야기했지만, 주주들에게 보상하는 이 오래된 방법은 희귀동물 검은발족제비와 같은 운명을 맞이하는 듯하다.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배당은 투자자들에게 지속적인 소득이 되었으며, 주식이 오르지 않는 기간에도 주식을 보유하는 이유가 되었으므로, 배당이 사라지는 현상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1999년, 이제 S&P500에 포함되는 500대 종목의 배당수익률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저인 1% 수준까지 내려갔다.

 

지금은 1989년보다 금리가 낮으므로, 우리는 채권수익률과 배당수익률이 당연히 낮으리라 기대한다. 주가가 올라도 배당수익률은 내려간다. 그런데 기업들은 과거에 했던 방식으로 배당을 올리지 않고 있다.

 

1999년 10월 7일자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기업들이 갈수록 배당금 인상을 꺼리는데도, 경제가 잘 돌아가는 것을 보면 희한하다." 멀지 않은 과거만 해도, 성숙기의 건전한 기업에서 배당금을 올리면, 이것은 회사가 번창한다는 신호였다. 또한 배당을 중단하거나 인상하지 못하는 것은 회사가 곤경에 처했다는 산호였다. 최근에는 건전한 회사들도 배당을 건너뛰고, 그 돈으로 GE처럼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다. 주식공급을 줄이면 주당 이익이 증가하므로, 주식을 팔아야 이익을 거둘 수 있기는 하지만 결국 주주들에게 보상이 돌아간다.

 

배당이 사라지는 현상에 대해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면, 그 주체는 미국 정부다. 법인세를 부과한 다음에도, 이른바 불로소득이라는 이유로 배당에 최고 세율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주주들의 이중과세를 피하려고, 기업들은 배당을 포기하고 주가를 올리는 자사주 매입전략을 선택했다. 이 전략을 실행하면 주주들이 주식을 팔 때 자본 이득세를 더 많이 내야 하지만, 장기 자본이득에 부과되는 세율은 일반 소득세율의 절반 수준이다.

 

나는 11년 동안 오찬 및 만찬 연설을 할 때 장기투자에 대해서 말하면서, "자신이 장기투자자라고 생각하시는 분은 손을 들어주십시오." 라고 부탁했었다. 오늘날까지도 사람들의 반응은 만장일치였다. 한두 시간 만에 거래를 해치우는 데이 트레이더를 포함해서 청중 모두가 자신은 장기투자자라고 생각했다. 장기투자의 인기가 너무도 높아진 탓에, 자신이 단기투자자라고 인정하기보다는 차라리 코카인 중독자라고 인정하는 편이 쉬울 정도다.

 

주식시장 뉴스는 힘든 상태였으나)1970년대와 1980년대 초), 그 뒤 곧 찾기 쉬워졌고(1980년대 말), 그다음에는 오히려 피하기가 힘들어졌다. 금융 날씨는 실제 날씨만큼이나 자세히 보도된다. 고가, 저가, 바닥, 변동성, 다음 변화에 대한 끊임없는 예측과 그 변화에 대처하는 방법 등이 보도된다. 사람들은 장기로 생각하라는 조언을 듣지만, 온갖 등락에 대해서 끊임없이 논평을 듣다 보면 신경이 날카로워져서 계속 단기에 집중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반응을 자제하기가 매우 힘들다. 자동차 오일을 점검하듯이 주가를 6개월마다 점검하면서 최근의 등락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투자자들은 더 편안해질 것이다.

 

나처럼 장기투자의 가치를 열정적으로 믿는 사람도 없지만, 황금률이 그렇듯이 말하기는 쉬워도 실천하기는 힘들다. 그래도 내가 속한 투자자 세대는 앞에서 언급한 모든 조정 기간에도 시장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고 끝까지 버텼다. 내가 오랫동안 운용했던 마젤란 펀드에 그동안 들어왔던 환매 요청으로 판단해보면, 투자자들은 대단히 침착했다. 1990년 사담 후세인(1937~2006년, 이라크 대통령) 약세장에서도 환매한 고객은 몇 %밖에 없었다.

 

데이 트레이더와 헤지펀드 덕분에 주식시장에는 이제 놀라운 속도로 손바꿈이 일어나고 있다. 1989년에는 뉴욕증권시장에서 하루 거래량 3억 주가 매우 활발한 수준이었다. 이제 3억 주는 졸린 수준이고 8억 주라야 평균이다. 데이 트레이더들이 미스터 마켓을 몰아냈는가? 활발한 주가지수 거래가 이와 관계가 있는가? 원인이 무엇이든(나는 데이 트레이더를 핵심 요소로 본다), 빈번한 거래 때문에 주식시장은 더 변동이 심해졌다. 10년 전에는 하루에 주가가 1% 넘게 오르내리는 날이 드물었다. 현재는 1% 이상 움직이는 날이 한 달에도 여러 번 나온다.

 

그런데 데이 트레이딩(초단기 주식 매매)으로 생계를 유지할 확률은 경마장, 카지노 테이블, 비디오 포커로 돈을 벌 확률과 비슷한 수준이다. 사실 나는 데이 트레이딩이 집에서 하는 카지노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집에서 하는 카지노는 서류작성부담까지 있다. 하루에 20번씩 거래하면 1년이면 거래가 5,000건인데, 모든 거래를 기록하고 표로 만들어서 국세청에 보고해야 한다.(이건 미국의 세금신고 방식) 따라서 데이 트레이딩은 여러 회계사를 먹여 살리는 카지노인 셈이다.

 

그날 주식시장이 어떻게 끝났는지 알고 싶은 사람들은 다우지수 종가가 얼마냐고 물어본다. 나는 상승 종목수와 하락 종목수에 더 관심이 있다. 이른바 등락 종목수가 시장 상황을 더 생생하게 전달하기 때문이다. 몇몇 종목만 오르고 대부분은 비실거리는 최근의 배타적 시장의 경우 특히 더 그렇다. '저평가된' 소형주나 중형주를 매수하는 사람들이 신중한 태도에도 불구하고 응징당하고 있다. S&P500의 몇몇 대형주가 지수를 올리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1998년 S&P500 지수는 28% 상승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수에 포함된 50대 종목이 40% 상승한 반면, 나머지 450개 종목은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인터넷과 그 조연들의 무대인 나스닥 시장에서는 10여 개 초대형 기업들만 크게 오르고, 나머지 주식들은 모두 내렸다. 1999년에도 똑같은 현상이 되풀이되었는데, 엘리트 종목들이 상승하여 수많은 하락 종목들을 지탱하면서 평균을 왜곡했다. 1999년에는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된 종목 가운데 1,500개 이상이 하락했다. 이런 양분 현상은 전례가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S&P500은 거대기업들이 지배하지만, 나스닥은 소기업들의 안식처라고 생각한다. 1990년대 말이 되자, S&P500의 거대기업들이 S&P500 지수를 지배하는 것 이상으로, 나스닥의 거대기업들(인텔, 시스코, 기타 몇몇 기업)이 나스닥지수를 지배했다.

 

소형주가 가득한 업종 가운데 하나가 생명공학이다. 나는 첨단기술을 꺼리기 때문에 전형적인 생명공학기업을 이렇게 조롱했다. "주식을 발행해서 현금은 1억 달러가 있고, 박사는 100명 있으며, 현미경은 99개 있지만, 매출은 한 푼도 없는 회사." 하지만 최근의 발전 상황을 보면 나도 생명공학에 한마디 거들고 싶다. 그렇다고 아마추어 투자자들에게 생명공학 주식을 고르라고 권하는 것은 아니고, 다만 새로운 세기에는 생명공학이 전반적으로 과거 전자 산업이 했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오늘날 매출이 발생하는 생명공학기업은 매우 많으며, 30여 개는 이익을 내고 있고, 50개는 곧 이익을 낼 태세다. 암젠은 10억 달러가 넘는 이익을 내면서 진정한 생명공학 우량주가 되었다. 자금 일부는 수많은 생명공학 펀드 가운데 하나에 장기투자할 만하다.

 

시장평론가들은 방송과 잡지에서 오늘의 시장과 과거 시장을 비교한다. "지금 시장은 1962년과 매우 비슷합니다." "1981년 시장이 떠오르는군요." 또는 매우 비관적인 느낌이 들면. "우리는 다시 1929년 대공황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라고 말한다. 최근에는 소형주는 내리고 대형주(특히 '멋진 50종목')만 계속 올랐던 1970년대초와 많이 비교된다. 그러다가 1973~1974년에 약세장이 오자 멋진 50종목도 50~80% 폭락했다! 이런 심란한 하락으로 대형주는 약세장에도 버틴다는 속설이 틀린 것으로 입증되었다.

 

우리가 멋진 50종목(니프티 피프티)을 매수해서 25년 동안 보유했다면(차라리 주식을 매도하라고 부추기는 라디오, TV, 잡지가 없는 무인도에 갇혀있었다면), 그 실적에 불만은 없을 것이다. 비록 한세대가 걸렸지만, 멋진 50종목은 완전히 회복하고도 더 올랐다. 1990년대 중반이 되자 멋진 50종목은 1974년 이후 총수익률 기준으로 다우지수와 S&P500을 앞질렀다. 1972년 꼭대기 시세에 샀더라도, 우리의 선택이 옳았따.

 

다시 말하지만, 우리는 회의론자들이 "너무 비싸다."라는 가격에 50대 종목을 매수했다. 이 현대판 멋진 50종목이 1973~1974년의 폭탄세일과 같은 폭락을 겪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역사를 돌아보면 조정(10% 이상 하락)은 2년마다 발생하고, 약세장(20% 이상 하락)은 6년마다 발생한다. 무서운 약세장(30% 이상 하락)은 1929~1932년 대공황 이후 다섯 번 찾아왔다. 약세장이 영원히 사라졌다고 확신한다면 어리석은 일이다. 따라서 12개월 뒤 학자금이나 결혼 비용 등에 쓸 돈으로는 절대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해서는 안 된다. 하락장에서 손해 보면서 억지로 주식을 팔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기투자를 하면, 시간이 우리 편이 된다.

 

장기 강세장에서도 때때로 폭락이 발생한다. <월가의 영웅>이 출간되었을 때, 주식이 1987년 폭락에서 막 회복되고 있었다. 50년 만에 최악의 폭락이 나의 아일랜드 골프휴가와 우연히 겹쳤다. 아일랜드에 열 번쯤 더 가본 뒤에야(나는 아일랜드에 집을 한채 샀다), 내가 아일랜드 잔디를 밟아도 또 폭락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나는 이스라엘, 인도네시아, 인도에 방문할 때도 영 마음이 불편했다. 국가명이 알파벳 "I"로 시작되는 나라에 발을 들여놓을 때는 신경이 곤두섰던 것이다. 하지만 이스라엘에 두 번, 인도에 두 번, 인도네시아에 한 번 다녀왔지만, 시장에는 아무 일도 없었다.

 

 아직은 1987년과 같은 폭락을 되풀이되지 않았지만, 1990년에 약세장이 찾아왔다. 내가 피델리티 마젤란 펀드를 떠나던 해였다. 1987년 폭락에 많은 사람이 겁을 먹었지만(이틀 동안 35%가 하락했으니 당연하다), 내게는 1990년이 더 무서웠다. 왜일까? 1987년에는 경제가 착실히 성장하고 있었고, 은행들은 지불능력이 있었으므로, 펀더멘털이 긍정적이었다. 1990년에는 경제가 침체하고 있었고, 최대 규모 은행들도 궁지에 몰렸으며, 미국은 이라크와 전쟁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곧 전쟁에서 승리했고, 경기침체가 끝났으며, 은행들이 회복되었고, 주가는 현대 역사상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더 최근에는 1996년 봄, 1997년과 1998년 여름, 1999년 가을에 주요지수의 10% 하락이 있었다. 1998년 8월에는 S&P500이 14.5% 하락했는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두 번째로 낙폭이 큰 달이었다. 9개월 뒤 주가는 하락했다가 다시 상승해서, S&P500이 50% 넘게 올랐다!

 

내가 이렇게 열거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폭락하기 직전에 시장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면 얼마나 근사할까? 하지만 아무도 폭락 시점을 예측하지 못한다. 게다가 시장에서 빠져나와 폭락을 피한다고 해도, 다음 반등장 전에 다시 시장에 들어간다는 보장이 없다. 여기 확실한 시나리오가 있다. 우리가 1997년 7월 1일 주식에 10만 달러를 투자하고 5년 동안 묻어두었다면, 10만 달러는 34만 1,722달러로 불어났다. 그러나 그 기간에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30일 동안만 주식을 보유하지 않았어도, 10만 달러는 겨우 15만 3,792달러가 되었다. 시장에 계속 눌러앉았다면 두 배가 넘는 보상을 받았다는 뜻이다.

 

크게 성공한 투자자가 전에 말했듯이, "약세론이 항상 지성적으로 들린다." 아침신문을 읽을 때마다, 그리고 저녁 뉴스를 볼 때마다, 우리는 주식을 내던질 그럴듯한 이유를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다. <월가의 영웅>이 베스트셀러가 되었을 때, 라비 바트라의 저서 <1990년 대공황>도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강세장이 사망했다는 기사는 1982년부터 수도 없이 되풀이되었다. 그 이유는 이런 식이었다. 일본의 경제 침체, 중국 및 세계와의 무역적자, 1994년 채권시장의 붕괴, 1997년 신흥시장의 붕괴, 지구 온난화, 오존층 고갈, 디플레이션, 이라크 전쟁, 소비자 부채, 최근의 Y2K는 최근 영화 고질라 이후 가장 과장된 공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주식이 고평가되었다'가 몇 년 동안 약세론자들이 내세운 슬로건이었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1989년 다우지수가 2,600이었을 때도 주식이 너무 비싸 보였다. 또 어떤 사람들에게는 1992년 다우지수가 3,000을 넘어설 때도 주식이 터무니없어 보였다. 다우지수 4,000대에서도 반대론자들의 합창이 이어졌다. 언젠가 심각한 약세장이 다시 오겠지만, 심지어 잔인한 40% 폭락 뒤에도 주가는 다양한 전문가들이 주식을 던지라고 떠들던 시점보다 훨씬 높을 것이다. 내가 앞에서도 지적했듯이. "시장이 절대 고평가되지 않는다는 말이 아니라, 시장이 고평가되었다고 거정해도 소용이 없다는 말이다."

 

강세장은 근심의 벽을 타고 오른다는 말이 있는데, 근심은 그치는 법이 없다. 최근에는 생각하기 힘든 다양한 재난들에 대해 우리 방식으로 걱정했다. 제3차 세계대전, 생물학적 아마겟돈(세계의 종말에 선과 악이 싸우는 대결전장), 핵무기 유출, 극지 만년설융해, 유성의 지구충돌 등. 한편 생각지도 못한 여러 가지 이득도 있었다. 공산주의가 붕괴했고, 미국 연방정부와 주 정부가 흑자 예산을 달성했으며, 1990년대 미국에 새 일자리 1,700만 개가 창출되어 유명 대기업들의 '감량경영' 여파를 메우고도 남았다. 감량경영 때문에 해고통지서를 받은 사람들은 혼란과 비탄을 겪었지만, 대기업 근로자 수백만 명이 풀려나서 고속성장하는 소기업의 흥미롭고 생산적인 일자리로 옮기게 되었다.

 

이 깜짝 놀랄 일자리 창출에 사람들은 제대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미국은 지난 반세기 동안 실업률이 가장 낮았던 반면, 유럽은 여전히 만연한 실업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 유럽의 대기업들도 감량경영을 했지만, 유럽에는 틈새를 메워줄 소기업들이 부족하다. 유럽은 저축률도 미국보다 높고, 시민들의 교육수준도 높지만, 실업률이 미국의 두 배가 넘는다. 경악할만한 사실이 또 하나 있다. 유럽의 1999년 말 근로자 수가 10년 전보다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기본 스토리는 항상 단순하고 영원하다. 주식은 복권이 아니다. 모든 주식에는 기업이 붙어있다. 기업들은 실적이 좋아지기도 하고 나빠지기도 한다. 기업의 실적이 전보다 나빠지면, 그 주식은 떨어진다. 기업의 실적이 좋아지면, 그 주식은 오른다. 이익이 계속 증가하는 좋은 회사의 주식을 갖고 있으면, 당신은 부자가 된다. 기업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이익이 55배 증가했고, 주식시장은 60배 올랐다. 전쟁 4회, 침체 9회, 대통령 8명, 탄핵 1회도 이런 성장을 바꾸지 못했다.

 

찰스 슈왑? 이 회사의 성공도 못 보았을 리가 없다. 홈디포? 이 회사는 계속 빠른 속도로 성장해서, 두 번재 10년에도 100대 기업에 들어갔다. 할리데이비슨? 변호사, 의사, 치과의사들이 떼를 지어 주말마다 오토바이 떠돌이가 된다는 사실은 할리데이비슨에 엄청난 뉴스였다. 로우스? 홈디포의 판박이다. 똑같은 일상 사업에서 괴물 주식이 둘이나 나올 줄 누가 예상했겠는가? 페이첵스? 도처의 소기업들이 페이첵스에 급여 업무를 떠넘기면서 두통을 없애고 있다. 아내 캐럴린이 가족의 재단 업무에 페이첵스를 이용했지만, 나는 이 사실을 파악하지 못해서 이 주식을 노치고 말았따.

 

10년 동안 최고의 실적일부는(이전10년에서와 마찬가지로) 구식 소매업에서 나왔다. 갭, 베스트 바이, 스테이플스, 달러 제너럴 모두 몇 배 씩 뛰었으며, 수백만 쇼핑 고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훌륭한 회사들이었다. 소형은행 둘이 목록에 포함된 것을 보면, 은행업처럼 낡은 저성장 업종에서도 대박 종목이 나온다는 사실을 한번 보여준다. 다음 10년에 대해 나는 이렇게 권한다. 내일의 대박 종목을 계속 찾아라. 당신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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